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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이 된 마을 - 문영순
퍼런 물에 잠겨버린 섬이 된 마을 있네
어느 새 산중턱은 허리 잘려 새 길 나고
물 속엔 고샅 내달리며 뛰어 놀던 정든 골목.
들꽃처럼 모여 살던 작은 마을 흔적 없고
잔잔한 호수 되어 고향 찾는 나그네들
말없이 눈뜬 물빛이 서글프게 바라보네.
누대를 이어가며 정붙이고 살던 그 땅
목숨처럼 안고 살핀 논밭을 뒤로하고
발걸음 떨어지지 않아 녹아 내린 그 가슴.
지금은 어느 하늘 아래 어떻게들 살고 있나
앞뒷집 살던 이웃 안부가 궁금하다
잔영은 물에 띄우고 구름 한 장 안고 왔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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