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루바이야트 - 오마르 카얌 / 이상옥 옮김
            1
그대 잠을 깨라. 먼동이 트자 태양은 
밤의 들판에서 별들을 패주(敗走)시키고
하늘에서 밤마저 몰아 낸 후
술탄의 성탑(城塔)에 햇빛을 내리쬔다.    
                 2
아침의 허망한 빛이 사라지기 전       
주막에서 들려 오는 저 목소리          
“사원에 예배 준비가 끝났거늘
어찌하여 기도자는 밖에서 졸고만 있나.”
                 3
꼬끼오, 닭이 울자 주막 앞에서 
사람들이 외치는 소리, “문을 열어라.
우리들이 머물 시간을 짧디짧고
한 번 떠나면 돌아오지 못하는 길”
                  4
지금은 새해, 옛 욕정이 되살아나고   
생각에 잠긴 영혼 고독으로 돌아가니     
거긴 모세의 하얀 손이 가지 위에 내밀고   
예수의 숨결이 대지에서 꽃피는 곳        
                   5
장미꽃 만발하던 이람 정원 사라지고    
잠쉬드의 칠륜배(七輪杯)도 간 데 없지만   
루비가 불붙는 포도원은 예와 같고   
숱한 정원이 물가에서 꽃피우네    
                   6                 
다윗의 입술 다물렸지만, 울리는 건 거룩한  
펠레비 노래, “포도주를 다오, 붉은 포도주”   
핏기 없는 얼굴을 물들이고자
장미에게 애소(哀訴)하는 나이팅게일
                   7 
오라, 와서 잔을 채워라, 봄의 열기 속에 
회한(悔恨)의 겨울 옷일랑 벗어 던져라
세월의 새는 멀리 날 수 없거늘
어느 새 두 날개를 펴고 있구나
 
 
					 나그네여, 보라 - 오든
									나그네여, 보라 - 오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