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드리드의 밤
-스페인 기행 5
전순영
솜처럼 보드라운 밤이다
스페인의 발에서 다리를 거쳐, 오늘은
얼굴 한복판 스페인의 눈, 마드리드에 이르니
거리의 네온싸인 불빛이
피카소 그림이고 플라시도 도밍고 노래이고
가우디 도면이다
밤거리 동굴 선술집에는 환타빛 내음이 솔솔
묻어나는 마드리드
별이 내린다
별빛에 물이 들어
마요르광장*에 마악 발을 들려놓을 때
로드리고의 아랑 훼즈 협주곡이
짜락비로 쫘~악 쏟아지는데
젖은 가슴들이 끼리끼리 모여앉아
광장의 밤을 술잔에 받아 마시고 있다
로드리고의 안개에 젖은 가슴이 기타 줄을 타고 넘을 때
기타는 보랏빛 음률을 쏟아내고
내 가슴은 진보라 빛으로 물들어
달려가는 시간의 레일 속으로 쏴아아 밀려오는 은물결
랑랑랑 라라라랑랑
로드리고 가슴이 출렁거리는 광장의 밤 속으로 나는
빠지고 있다
*마요르 광장: bar가 있고 거리 악사들 생음악이 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