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걸어가는 사람 - 최동호 (1948~ )
과녁을 제대로 맞추지 못하고
조금 비켜가는 화살처럼
마음 한가운데를 맞추지 못하고
변두리를 지나가는 바람처럼
먼 곳을 향해 여린 씨를 날리는
작은 풀꽃의 바람 같은 마음이여
자갈이 날면 백 리를 간다지만
모래가 날리면 만 리를 간다고
그리움의 눈물 마음속으로 흘리며
느릿느릿 뒷등을 보이며 걸어가는 사람
홀로 걸어가야만 고독을 만날 수 있다. 고독해야만 벌거벗은 자신을 들여다 볼 수 있다. 자신을 들여다 볼 수 있어야만 진실에 가까울 수 있다. 어깨를 나란히 하고 종로거리를 걸어가는 저 수많은 사람도 결국은 홀로 걸어가는 것이다.
정호승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