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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南山]길 - 유안진
찬비 뿌리는 가을날에는
옷자락이 다 젖도록
남산 길을 걸으리라
홀린 듯이 이끌리는 발길 문득 멈추고
돌층계에 엎드려 우는
낙엽 한 장 주우리라
주소도
사연도 없는
그저 기러기 피빛 울음인
사모치거라
사모치거라 이 못난 짓
지워지지 않거든 더욱 사모치거라
인연 비록 엇갈린 길목이었다 해도
걷고 걷다가
가랑잎으로 누우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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