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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김지하는 1980년 출옥 이후 원주에서 생명운동가 무위당 장일순(1928∼1994) 선생에게서 난초 치는 법을 처음 배웠다고 합니다. 시인은 시대적 혼돈을 털기 위해 하루에도 수십 점씩을 난초를 치면서 전아함을 얻으려 애썼는지 모릅니다. 시인은 끓길 듯 말 듯 이어지는 장엽에 흠뻑 빠졌는데, 가장 즐겨 그린 소재가 바람에 흩날리는 표연란(飄然蘭)이었습니다. 11일부터 26일까지 서울 인사동 학고재 화랑에서 열리는 <미의 여정, 김지하 묵란전>에는 20년 동안 그린 묵란이 전시될 예정입니다. 아래 시에 보여준 "무거운 흰 눈 아래 깔려 파묻힌 / 그 여린 춘란이파리 어느 결엔가 / 그여이 몸 추슬러 일어나"는 '춘란'을 비롯해 묵란의 미학을 나누는 자리가 되기를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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