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無垢한 그들의 죽음과 나의 孤獨 - 김춘수
1
스스로도 모르는
어떤 그날에
罪는 지었읍니까?
우러러도 우러러도 보이지 않는
치솟은 그 絶頂에서
누가 그들을 던졌읍니까?
그때부텁니다
무수한 아픔들이
커다란 하나의 아픔이 되어
번져간 것은 -
2
어찌 아픔은
견딜 수 있읍니까?
어찌 恥辱은
견딜 수 있읍니까?
罪 지은 記憶 없는 無垢한 손들이
스스로의 손바닥에 하나의
莊嚴한 宇宙를 세웠읍니다
3
그러나
꽃들은 괴로왔읍니다
그 宇宙의 秩序 속에서
모든 것은 連結되어
죽어갔읍니다
4
죽어가는 그들의 눈이
나를 우러러 보았을 때는
내가 그들에게
나의 옷과 밥과 잠자리를
바친 뒤였읍니다
내가 그들을 위하여
나의 땀과 눈물과 피를
흘린 뒤였읍니다
5
그러나
그들의 몸짓과 그들의 음성과
그들의 모든 無垢의 거짓이 떠난 다음의
나의 외로움을
나는 알고 있읍니다
水晶알처럼 透明한
純粹해진 나에게의 恐怖를
나는 알고 있읍니다
내가 죽어가는 그들을 위하여
무수한 宇宙 곁에
또 하나의 宇宙를 세우는 까닭이
여기에 있읍니다
詩/김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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