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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1968~ ), '봄.편지'
봄이다 라고 적자마자 그 (봄) 안으로 나비가 날아든다 유리창 속에서 밥그릇 속에서 시계 속에서 접혀진 무릎 속에서도 나비가 튀어나온다 날개가 없는 것도 나비라는 이름으로 모여든다 하늘을 담은 유리창으로 물고기들이 날개를 달고 오기도 한다 손에 무엇인가를 들고 오는 나비도 있다 그중에는 오래전에 내가 그에게 보낸 석 줄의 편지도 있다 내가 보낸 구절 중 죽었나?가 죽었다로 고쳐져 있다 물음표를 검게 지운 자리에
나도 함께 써본다. 봄. 날개를 달고 과거가 날아오고 미래가 날아온다. 그것들이 웃는다.
봄이다 라고 적자마자 그 (봄) 안으로 나비가 날아든다 유리창 속에서 밥그릇 속에서 시계 속에서 접혀진 무릎 속에서도 나비가 튀어나온다 날개가 없는 것도 나비라는 이름으로 모여든다 하늘을 담은 유리창으로 물고기들이 날개를 달고 오기도 한다 손에 무엇인가를 들고 오는 나비도 있다 그중에는 오래전에 내가 그에게 보낸 석 줄의 편지도 있다 내가 보낸 구절 중 죽었나?가 죽었다로 고쳐져 있다 물음표를 검게 지운 자리에
나도 함께 써본다. 봄. 날개를 달고 과거가 날아오고 미래가 날아온다. 그것들이 웃는다.
지우고 고쳐 쓰고 느낌표를 남겨도 망각.미련.동경.두려움의 그것들이 한꺼번에 웃는다.
봄. 보이지 않는 것을 보게 하는 내 안의 봄.
박상순<시인
박상순<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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