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함민복(1962~ ), '식목일'
사람들이 공중에 미래를 그려 보는 날
나무들이 산 채 누워 거리를 질주하고
도살장으로 가는 한 트럭 돼지들이
마지막으로 벌이는 죽음의 카퍼레이드
어려서 가출하다가 꺾꽂이 해 놓은 미루나무 뽑아
길바닥에 써 보았던 그 여자애 이름
심어지는 것들
심어지는 것들
길 위에서
뿌리 열 개를 꼼지락거려 보는
선농단(先農壇)에 제를 올리고 임금이 친히 적전(籍田)을 갈아 농사의 소중함을 알렸다는 날.
문무대왕이 3국을 통일했다는 날. 네브래스카에서 처음 시작됐다는 날 등등. 여전히 심어지는
것들, 씌어지는 것들, 그렇게 뿌리박지 않으면 못 견디는 것들. 그래서 더 힘껏 솟아오르는 것들.
박상순<시인>
박상순<시인>
번호 | 제목 | 글쓴이 | 조회 수 | 날짜 |
---|---|---|---|---|
공지 | 부활 - 친구야 너는 아니 (시:이해인) | 風文 | 53,499 | 2023.12.30 |
3930 | 빨래하는 맨드라미 - 이은봉 | 風磬 | 26,798 | 2006.07.05 |
3929 | 동네 이발소에서 - 송경동 | 風磬 | 24,328 | 2006.07.05 |
3928 | 사평역에서 - 곽재구 | 風磬 | 22,554 | 2006.08.22 |
3927 | 여름날 - 신경림 | 風磬 | 19,261 | 2006.08.25 |
3926 | 고향 - 정지용 | 風磬 | 19,190 | 2006.08.25 |
3925 | 인사동 밭벼 - 손세실리아 | 風磬 | 18,004 | 2006.08.25 |
3924 | 시를 쓰는 가을밤 - 이원규 | 風磬 | 21,592 | 2006.08.25 |
3923 | 휴전선 - 박봉우 | 風磬 | 23,263 | 2006.08.26 |
3922 | 홍시들 - 조태일 | 風磬 | 19,647 | 2006.08.26 |
3921 | 늦가을 - 김지하 | 風磬 | 17,901 | 2006.08.26 |
3920 | 빛의 환쟁이 - 정기복 | 風磬 | 15,494 | 2006.08.27 |
3919 | 바다와 나비 - 김기림 | 風磬 | 19,009 | 2006.08.27 |
3918 | 木瓜茶 - 박용래 | 윤영환 | 18,908 | 2006.09.02 |
3917 | 白樺 - 백석 | 윤영환 | 15,389 | 2006.09.02 |
3916 | 11월의 노래 - 김용택 | 윤영환 | 32,621 | 2006.09.02 |
3915 | 얼음 - 김진경 | 윤영환 | 19,358 | 2006.09.02 |
3914 | 바람이 불어와 너를 비우고 지나가듯 - 박정원 | 윤영환 | 21,225 | 2006.09.02 |
3913 | 겨울날 - 정호승 | 윤영환 | 16,807 | 2006.09.04 |
3912 | 춘란 - 김지하 | 윤영환 | 20,777 | 2006.09.04 |
3911 | 돌베개의 詩 - 이형기 | 윤영환 | 25,661 | 2006.09.04 |
3910 | 빈집 - 기형도 | 윤영환 | 12,707 | 2006.09.04 |
3909 | 9월 - 오세영 | 風磬 | 13,012 | 2006.09.05 |
3908 | 종소리 - 이재무 | 風磬 | 17,441 | 2006.09.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