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상(1919~2004 ) '강' 연작 중에서
바람도 없는 강이
몹시도 설렌다
고요한 시간에
마음의 밑둥부터가
흔들려 온다
무상(無常)도 우리를 울리지만
안온(安穩)도 이렇듯 역겨운 것인가?
우리가 사는 게 이미 파문(波紋)이듯이
강은 크고 작은 물살을 짓는다
강을 고요한 시간에 응시할 때 '삶이란 무엇인가'를 묻게 될 것이고,
무상함을 느끼게 될 것이다. 그 무상함이 우리를 울리지만 그렇다고
그 무상함에 삶을 기댄다면 삶의 깨달음 또한 무상할 수밖에 없다.
'바람도 없는 강이/몹시도 설렌다'는 1연은 그래서 의미심장하다.
이 설렘이 곧 무상과 안온함을 무상하지 않게 하고 안온함이 안온하
지 않도록 시인의 마음 작용을 일깨우고 있다.
송수권<시인>
번호 | 제목 | 글쓴이 | 조회 수 | 날짜 |
---|---|---|---|---|
공지 | 부활 - 친구야 너는 아니 (시:이해인) | 風文 | 53,197 | 2023.12.30 |
3930 | 빨래하는 맨드라미 - 이은봉 | 風磬 | 26,766 | 2006.07.05 |
3929 | 동네 이발소에서 - 송경동 | 風磬 | 24,309 | 2006.07.05 |
3928 | 사평역에서 - 곽재구 | 風磬 | 22,527 | 2006.08.22 |
3927 | 여름날 - 신경림 | 風磬 | 19,251 | 2006.08.25 |
3926 | 고향 - 정지용 | 風磬 | 19,174 | 2006.08.25 |
3925 | 인사동 밭벼 - 손세실리아 | 風磬 | 17,983 | 2006.08.25 |
3924 | 시를 쓰는 가을밤 - 이원규 | 風磬 | 21,580 | 2006.08.25 |
3923 | 휴전선 - 박봉우 | 風磬 | 23,249 | 2006.08.26 |
3922 | 홍시들 - 조태일 | 風磬 | 19,640 | 2006.08.26 |
3921 | 늦가을 - 김지하 | 風磬 | 17,877 | 2006.08.26 |
3920 | 빛의 환쟁이 - 정기복 | 風磬 | 15,465 | 2006.08.27 |
3919 | 바다와 나비 - 김기림 | 風磬 | 18,986 | 2006.08.27 |
3918 | 木瓜茶 - 박용래 | 윤영환 | 18,888 | 2006.09.02 |
3917 | 白樺 - 백석 | 윤영환 | 15,378 | 2006.09.02 |
3916 | 11월의 노래 - 김용택 | 윤영환 | 32,605 | 2006.09.02 |
3915 | 얼음 - 김진경 | 윤영환 | 19,343 | 2006.09.02 |
3914 | 바람이 불어와 너를 비우고 지나가듯 - 박정원 | 윤영환 | 21,209 | 2006.09.02 |
3913 | 겨울날 - 정호승 | 윤영환 | 16,788 | 2006.09.04 |
3912 | 춘란 - 김지하 | 윤영환 | 20,772 | 2006.09.04 |
3911 | 돌베개의 詩 - 이형기 | 윤영환 | 25,625 | 2006.09.04 |
3910 | 빈집 - 기형도 | 윤영환 | 12,695 | 2006.09.04 |
3909 | 9월 - 오세영 | 風磬 | 13,002 | 2006.09.05 |
3908 | 종소리 - 이재무 | 風磬 | 17,431 | 2006.09.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