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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재(1959~ ) '푸른 곰팡이-산책시' 부분
아름다운 산책은 우체국에 있었습니다
나에게서 그대에게로 편지는
사나흘 혼자서 걸어가곤 했지요
그건 발효의 시간이었댔습니다
가는 편지와 받아 볼 편지는
우리들 사이에 푸른 강을 흐르게 했고요
그대가 가고 난 뒤
나는 우리가 잃어버린 소중한 것 가운데
하나가 우체국이었음을 알았습니다
이별이 있어야겠다. 맛 깊고 향기 높은 사랑의 발효를 위하여.
우체국이 필요한 이별이 있어야겠다. 잘 뜬 푸른 곰팡이로 충
분한 발효의 사랑에 취하고 취하게 할 긴 이별이. 우체국이
보이거든 편지를 쓰라. 강얼음 밑으로 푸른 강이 흐르도록,
작은 카드에도 긴긴 사연을 쓰라.
유안진<시인>
아름다운 산책은 우체국에 있었습니다
나에게서 그대에게로 편지는
사나흘 혼자서 걸어가곤 했지요
그건 발효의 시간이었댔습니다
가는 편지와 받아 볼 편지는
우리들 사이에 푸른 강을 흐르게 했고요
그대가 가고 난 뒤
나는 우리가 잃어버린 소중한 것 가운데
하나가 우체국이었음을 알았습니다
이별이 있어야겠다. 맛 깊고 향기 높은 사랑의 발효를 위하여.
우체국이 필요한 이별이 있어야겠다. 잘 뜬 푸른 곰팡이로 충
분한 발효의 사랑에 취하고 취하게 할 긴 이별이. 우체국이
보이거든 편지를 쓰라. 강얼음 밑으로 푸른 강이 흐르도록,
작은 카드에도 긴긴 사연을 쓰라.
유안진<시인>
공지 | isGranted() && $use_category_update" class="cate"> | 부활 - 친구야 너는 아니 (시:이해인) | 風文 | 2023.12.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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