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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진무구했던, 생전 시인의 모습이 환하게 떠오른다.
말린 해산물처럼 구겨진 얼굴로 저녁 어스름 주막집에 앉거나 서서 늙은 주모가 건네는 막걸리 잔을 기울이고 있는, 새처럼 영혼이 가벼웠던 시인.
흐린 막걸리 잔 속 떠오르는 유년과 고향을 그는 벌컥 마셔댔을 것이다. 할머니 등 뒤에 솟는 고향의 뒷산이며 철도 아닌데 내리는 한겨울의 눈을 그는 몽롱한 상태에서 실컷 맛보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 때로 몽롱하다는 것은 莊嚴하다. 너무 각박하고 야박하게 세상을 읽으며 따지지 말자. 시인 : 이재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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