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꽃
아이는 울며 돌아왔다
다그치는 나에게 학교 안 동백나무가 베어졌다는
의외의 대답
망연자실, 묵묵부답
먼 진원지에서 서러움이 괘종시계처럼
똑딱거렸다
아 · 버 · 지
눈썹에 이슬 맺히는
자욱했던 물안개길
불 맞아 웅크린 짐승의 눈빛으로
선홍색 동백은 점점이 반짝였다
눈물 덜 마른 얼굴로 잠든
꽃 그림의 셔츠만 찾는
기르는 고양이와도 얘기를 나누는
식물 같은 아이
나의 아이
세상 젤 서러운 꽃이라던
잠시 한눈이라도 팔라치면
시샘하듯 목을 꺾는 생명 같은,
어린 목숨 같은 꽃이라던 동백
아버지는 흩어진 생명
목숨의 조각들로 목걸이 만들어
날 무등 태웠었다
아이의 꿈속에서 나무는 살아날까
평화로운 잠으로 나도 가고 싶건만
다시 아기가 된 아버지의 응석에
모조청자는 푸른 비명으로 깨어지고
아버지
당신 닮은 저 아이는,
저 아이의 아버지인
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