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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풍’이라도 가고 싶은 화창한 봄입니다. 이시영 시인의 「축 소풍」은 지난해 금강산 온정리(溫井里) 일대를 다녀왔던 시인의 체험이 녹아 있는 작품입니다. 온정리는 일제말 시인 정지용의 「온정」이란 작품으로 유명한 장소이지요. 시인은 북녘에서 스님들과 수녀님들이 어린 아이가 되어 ‘통일 소풍’을 온 듯한 즐거운 흥취에 젖어 있는 모습을 엷은 미소를 띤 채 바라보고 있습니다. 시간이 정지된 듯한 이 시의 풍경에는 오직 온기만이 감돌고 있습니다. 하지만 ‘통일 소풍’을 즐기기에는 전쟁의 그늘이 깊이 우리 마음에 드리워져 있다는 생각이 퍼뜩 스칩니다. 이라크전 종군문인으로 파견된 소설가 오수연씨는 “아기 예수조차 겁먹을 듯한 정적이다”고 오늘치 어느 신문에서 팔레스타인의 표정을 적고 있습니다. 이 시를 보며 전쟁의 공포에 떨고 있는 곳이 비단 팔레스타인뿐이랴는 생각이 내내 가시지 않는 것은 무슨 까닭일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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