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랑할 땐 별이 되고 - 이해인
봄꽃들의 축제 - 이해인
6
단순히 재미로 숨은 그림을 찾는 데도 노력이 필요하듯 삶에 숨겨진 의미를 찾는 데는 더욱 꾸준한 인내와 노력이 필요하다. 겨울에 숨어 있는 봄. 여름에 숨어 있는 가을. 슬픔 속에 숨어 있는 기쁨. 농담 속에 숨어 있는 진담 그리고 또... 숨은 것을 볼 줄 알면 삶이 지루하지 않다.
7
사랑하는 이가 내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고 서운하게 할 때는 말을 접어 두고 하늘의 별을 보라. 별들도 가끔은 서로 어긋나겠지. 서운하다고 즉시 화를 내는 것은 어리석은 일임을 별들도 안다.
8
배추잎 속에 숨은 배추벌레처럼 우린 저마다 보호색을 만들기에 능한지도 몰라. 이웃을 위해 만들어 가는 사랑의 보호색은 아름답고 때뜻해 보이지만 자신의 유익만을 위한 이기적인 보호색은 차디차고 섬칫하다. 가끔 그럴듯한 모습으로 교묘하게 보호색을 만들어 가는 나를 발견할 때마다 나는 내가 보기 싫고 흉해서 얼굴을 돌린다.
9
남을 향한 비난의 화살은 성급히 쏘아 버리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고, 다른 이의 나를 향한 비난의 화살은 어떤 것이라도 받아들일 수 있는 각오를 하는 것이 현명하다. 다른 사람을 판단하는 일은 되도록 보류할수록 좋고, 다른 이를 챙겨 주고 위해 주는 일은 미루지 않고 빨리 할수록 좋다. 진정 이 세상에서 누가 누구를 함부로 심판할 수 있단 말인가? 우리는 어떤 일을 좀더 깊고 진지하게 생각해 보지도 않고 너무 지나치게 속단하는 경향이 있다. 어떤 단체 안에서 가끔은 `천사` 라고 소문난 사람보다 고약한 성격으로 악명 높다는 사람에게서 오히려 더 솔직함과 진지함을 발견할 수 있음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10
이 밤에 하느님도 들으실까. 신음하듯 계속되는 내 옆방 노수녀의 고단한 잠꼬대를 - `사랑하는 이를 여의고 깊은 슬픔에 잠긴 벗을 위로하고 싶어 밤새 써지지 않는 시를 생각하다가 더욱 늘어가는 나의 한숨소리를` - 창 밖엔 오랜만에 비가 내리고 있다.
번호 | 제목 | 글쓴이 | 조회 수 | 날짜 |
---|---|---|---|---|
공지 | 부활 - 친구야 너는 아니 (시:이해인) | 風文 | 53,035 | 2023.12.30 |
3930 | 빨래하는 맨드라미 - 이은봉 | 風磬 | 26,761 | 2006.07.05 |
3929 | 동네 이발소에서 - 송경동 | 風磬 | 24,294 | 2006.07.05 |
3928 | 사평역에서 - 곽재구 | 風磬 | 22,505 | 2006.08.22 |
3927 | 여름날 - 신경림 | 風磬 | 19,244 | 2006.08.25 |
3926 | 고향 - 정지용 | 風磬 | 19,172 | 2006.08.25 |
3925 | 인사동 밭벼 - 손세실리아 | 風磬 | 17,960 | 2006.08.25 |
3924 | 시를 쓰는 가을밤 - 이원규 | 風磬 | 21,575 | 2006.08.25 |
3923 | 휴전선 - 박봉우 | 風磬 | 23,238 | 2006.08.26 |
3922 | 홍시들 - 조태일 | 風磬 | 19,634 | 2006.08.26 |
3921 | 늦가을 - 김지하 | 風磬 | 17,877 | 2006.08.26 |
3920 | 빛의 환쟁이 - 정기복 | 風磬 | 15,449 | 2006.08.27 |
3919 | 바다와 나비 - 김기림 | 風磬 | 18,982 | 2006.08.27 |
3918 | 木瓜茶 - 박용래 | 윤영환 | 18,877 | 2006.09.02 |
3917 | 白樺 - 백석 | 윤영환 | 15,378 | 2006.09.02 |
3916 | 11월의 노래 - 김용택 | 윤영환 | 32,605 | 2006.09.02 |
3915 | 얼음 - 김진경 | 윤영환 | 19,340 | 2006.09.02 |
3914 | 바람이 불어와 너를 비우고 지나가듯 - 박정원 | 윤영환 | 21,198 | 2006.09.02 |
3913 | 겨울날 - 정호승 | 윤영환 | 16,762 | 2006.09.04 |
3912 | 춘란 - 김지하 | 윤영환 | 20,762 | 2006.09.04 |
3911 | 돌베개의 詩 - 이형기 | 윤영환 | 25,620 | 2006.09.04 |
3910 | 빈집 - 기형도 | 윤영환 | 12,690 | 2006.09.04 |
3909 | 9월 - 오세영 | 風磬 | 13,002 | 2006.09.05 |
3908 | 종소리 - 이재무 | 風磬 | 17,428 | 2006.09.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