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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 서대문에서 - 천상병
지난날, 너 다녀간 바 있는 무수한 나뭇가지 사이로 빛은 가고 어둠이 보인다.
차가웁다. 죽어가는 자의 입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소슬하고,
한번도 정각을 말한 적없는 시계탑 침이 자정 가까이에서 졸고 있다.
계절은 가장 오래 기다린 자를 위해 오고 있는 것은 아니다.
너 새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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