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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하문에서 - 천상병
아침길 광화문에서 "눈물의 여왕" 그녀의 장례 행진을 본다. 만장이 나부끼고,
악대가 붕붕거리고, 여러 대의 차와 군중이 길을 매웠다. 나는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죽은 내 아버지도 "눈물의 여왕" 그녀의 열렬한 팬이었댔지 아니다 그런
것이 아니다. 여인들 장례식도 예총 광장에서 더러 있었다. 만장도 없고, 악대는커녕
행진은커녕 아주 형편없는 초라하기 짝이 없는 모임이었다. 그 초라함을 위해서만이
그들은 "시"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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