朋 그리고 北 - 정대구
나에겐 거짓말 같이 둘이면서 하나인 친구가 있네
여기서 쉴까/ 그래 여기서 쉬자
동으로 갈까/ 그래 동으로 가자
바다로 갈까/ 그래 바다로 가자
산으로 갈까/ 그래 산으로 가자
내가 목욕갈까 말하면/ 그도 목욕가자 하고
그가 탁구치러 가자하면/ 나도 탁구치고 싶어지고
내가 짜장면 먹자하면/ 그도 짜장면 먹고 싶다하고
그가 꽃다방 가자하면/ 나도 꽃다방 따라가고
朋 朋 朋 어깨동무한 어깨 기울기도 어슷비슷
앞서거니 뒤서거니 보폭도 나란히
왼발 오른발 발맞추어 하나둘 하나둘
하다못해 마누라 얘길 할 때도
그도 똑같이 당했다면서 맞장구를 쳐주는
그와 나는 손발이 잘 맞는 명콤비
나도 험처가/ 그도 험처가
그와 나의 숙원이요 공통희망사항인
朋친구 같은 아내는 없고
바가지로 늙어가는 마누라쟁이들은 北 北 北
북 북 북 우겨대기 고수
사사건건 돌아앉아
좌하면 우하고 우하면 좌해
그래 나는 슬프다/ 그래 그도 슬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