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점 - 황희순
봄
내 몸에 별 하나 살고 있다 그 별 반짝 소리 내면 침을 꽂는다 살 속으로 슬슬
침 밀어 넣으면 아린 중심에 가 닿는다 중심을 내놓은 별이 또 다른 별을 만든다
한 번도 나를 떠난 적 없는 몸, 내 몸이 천체다 별이 나침반이다
여름
편두 무릎을 떠돌던 별이 어깨에 붙박여 산다 곡지 후계 합곡……, 혈 깊이,
더 깊이 침 밀어 넣으면 온몸의 신경줄이 우두둑 빨려들어 간다 중심을 내놓지
않는 별을 쫒아 좌표 없이 고빗사위를 건너는 중이다
가을
혓바늘을 족집게로 뽑아낸 후 전등처럼 내 몸이 꺼졌다 그날 이후 컴컴한
머릿속을 좀이 사각사각 갉아먹는다 지구의 축이 조금, 아주 조금 방향을
틀었을 뿐인데 반짝거리던 별은 누가 물어갔나 나는 죽었나 살았나 왜
아프지 않은가 천체에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나
겨울
어깨에 별이 다시 돋았다 컴컴하던 몸이 환해졌다 엑스레이로 찾아낸 별은
석회였다 새끼손톱만한 그것이 나를 질질 끌고 다녔던 거다 침으로 다스릴 수
없는 붙박이별, 고장 난 나침반, 하늘에 별이 낭자한 이유를 이제 알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