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애 - 장병연
-이태석 신부를 생각하며
<열애>란 노래를 불렀다 언제부터인가 불러보고 싶었던 노래였다.
지난 가을 TV 어느 프로에서 벙거지 모자를 쓰고 색소폰을 불며 붉은
단풍나무 아래서 열애를 부르고 있는 한 남자를 만났다. TV속의 남자는
하느님이 선물한 환환 미소로 세상을 비추고 있었다. 남은 머리카락조차도
오지에 던져주고 왔을 남자는 <열애>를 열창하며 단풍보다 더 붉게 남은
생애를 불태우고 있었다.
남자는 아프리카 남수단 톤즈에서 태워도, 태워도 재가 되지 않는 사랑을
피웠다. 그의 생명 다하도록 뜨거운 가슴속에 불꽃을 피우며 혼을 태웠다.
그리고 사람들의 가슴에 꽃처럼 찬란하고 진주보다 영롱한 사랑을 남기고
갔다. 앉으나 서나 언제나 그대 향한 그리움으로 남아 있게 했다.
남자의 열애는 온 몸을 던지는 것이었다. 인간이 인간에게 꽃이 되었다.
불꽃으로 영원히 타오르는 꽃이 되었다. 사랑으로 기적을 만든 사람,
오지의 나라에서 신보다 더 숭고한 삶을 살았고 거룩한 신앙이 된 사람,
그 남자는 사람들의 가슴에 남았다. 열애로 가슴에 남았다. 단풍보다 더
환한 미소와 아름다운 향기를 남기고
그는 그렇게 가슴속을 흔들어 놓고 갔다
흔들린 가슴 먹먹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