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름달을 빠져 나오는 저 사람 - 이우성
밤의 오토바이를 알고 있다
휘파람의 속도로 유연하게
숫자를 비행하는 풍선
할머니는 어두워졌고 벌써 세 번째 인사를 건넨다
언제 왔어
그녀는 언제부터 골목을 버리기 시작했을까
문 닫는 슈퍼마켓 유리 저편
과자는 지루한 먼지를 덮고 잠이 들었다
방바닥에 혼자 앉아 벽을 바라보는 동안
그녀의 낮이 어두워지듯
새들도 밤의 눈썹을 잊고
날다 돌아볼 것이다
그러니 지금
달의 어느 모서리를 싣고
가로등 빛을 타넘으며 가는
저 분명한 오토바이를 붙들지 못한다
걸으며 할머니의 손을 잡는다
손과 손 사이로 하현과 그믐 빠져나가는 소리
언제 왔어
멍하니 떠 있던 이파리 하나
신발을 벗고 내려 내려와
정수리에 앉는다
높이 두둥실 날아오를 차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