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대의 휴지통과 詩論 - 박봉우
나는 조국이 있습니까
몇백 명 되는 시인들에게도
조국이 있습니까.
한 개의
백묵을 쥐고
나는 휴지통에
당분간 시를 써야 합니다.
시론보다도 먼저
백두산부터 한라산까지의
지도를 그려봅니다.
조국은 있습니까.
몇백 명이 되는 시인들에게도
나에게도 조국이 있습니까.
낙서하고 있습니다.
휴지통에 나의 조국을
아직 나의 시는 멀었습니다
백지로 돌아가야 할 때,
이젠 나의 시론은
미친 사람들이나 가는 곳이라면
역에 가서 물어보면 그런 것은
차표를 한번 사보고 싶습니다
참으로 가고 싶은 곳의
지명을 써둡니다.
가고 싶은 곳에는
두 줄의 동그라미를 그려놓고
고향에다 가는
기차도 그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