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야 나무야 바람아 - 오규원
나무야 나무야 그대가
생명의 검증 자료며
치욕의 광명이라면
물의 척추이며
신경의 음표라면
바람이여 그대는
시간의
노래의 손톱이며
땅 위의 물이며
차가운 불이라
나무야 나무야 그대가
대지의 모닥불이며
불의 귀라면
바람이여 그대는
불의 종소리며
물의 뿔이라
나는 그대 육체가
보고 싶단다
움직이지 않으면
존재하지도 않는
사람 정신이여
그대 바람이여
나무처럼 여기 와
내 앞에 서라
탄력이 있으니
육체도 있으렷다!
나는 그대 육체가 보고 싶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