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산호湖 - 박라연
매 순간 태어나고 죽는
뗏장 묻을 시간도 문상의 시간도 없는
지상에서 가장 단명한 목숨인
물, 그 속에 어룽대는
얼굴 측은지심으로 바라보며
어이! 이 사람아!
오래 사는
몸값으로 죄조차 짓지 않는다면
어찌 산목숨이겠는가?
내 몸 위에서 반짝이는 저 햇살들은
대쪽 같이 살겠다며 저를 분질러버린 이들이
세상 그리워
눈부시게 다시 한번 왔다
가는
혼불이라네
아무렴!
-「우주 돌아가셨다」2007.시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