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날의 초상 - 송수권
위로받고 싶은 사람에게서 위로받는 사람은 행복하다
슬픔을 나누고자 하는 사람에게서
슬픔을 나누는 사람은 행복하다
더 주고 싶어도 끝내 더 줄 것이
없는 사람은 행복하다
강 하나를 사이에 두고 그렇게도 젊은 날을
헤메인 사람은 행복하다
오랜 밤의 고통끝에 폭설로 지는 겨울밤을
그대 창문의 불빛을 떠나지 못하는
한 사내의 그림자는 행복하다
그대 가슴속에 영원히 무덤을 파고 간 사람은
아름답다
아, 젊은 날의 고뇌여 방황이여.
시선집 양성우 외 "그대 푸르른 사랑이여"[자유사상사]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