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보면 모두가 그리움이다 - 하영순
빗방울 똑똑 떨어지는 도롱이 속에
헛김 술술 내 뿜든 세포들이
새삼 그리움으로 가물거린다
넘치는 개울에 떠내려가던 신발을 보며
두발 동동거리다
발가락이 채여 피 흘린 일
뿐이던가
소털처럼 많은 일 꿈인 듯 살아 지고
우당탕 탕 천둥이 치고있다
소낙비는 내려고
곳곳에 물난리 친 뉴스를 보며
지난 그림이 그려진다
황톳물 용트림치는 강가에서
무서워 울부짖는 어린 소녀
모래밭에 뿌리내린 채송화는
어두운 밤도 낮을 삼았다
해는 뉘엿뉘엿 서산으로 지고
바다는 붉게 타고 있는데
돌아보니 모두가 그리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