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이마 - 장석남 이마의 머리카락을 건드리며 바람이 지나가고 머리카락이 눈썹을 건드립니다. 언제 머리를 잘랐더라 생각하게 됩니다. 어느 순간 머리카락이 막 눈썹을 건드리기 시작합니다. 시간이 그만큼 지나갔음을 압니다. 그리고 소년처럼 즐거움을 느낍니다. 어떤 때는 입으로 훅 불어서 머리카락을 날리는 불량스런 모양도 흉내냅니다. 그렇게 얼마쯤은 이마를 흔들면서 그 느낌을 즐기기도 하다가 그 느낌까지 시들해지면 머리를 자르러 가게 됩니다. 자른 머리가 자라나 눈썹을 건드리는 그 시간의 흐름만큼 자연스레, 그리고 그 머리카락이 눈썹을 간지럽히는 불편한 즐거움만큼 당신은 있는 듯 없는 듯합니다. 당신은 이제 그만큼 내 일상이 되어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