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에 빛은 - 조현수
세상의 중력 속에서
렌즈를 조였다 푼다
내 안의 사각과 내 밖의 둥근 원이 만나
그리고자 하는 것은 무엇일까
한때 두 눈 속에 걸렸던 그림이
틀 속에서 길을 낸다
모눈종이 같은 시절
기다림은 늘 황금분할 선상에 있었지
한점을 향해 수평선을 그으면
바다 위에 무수히 출렁거리는 섬
반환점에서 셔터를 밀었다 당기면
숨죽이던 발광 앞에 어둠을
거뜬히 빠져나오는 초점
번쩍!
반사거울이 구부려준 통로를 따라
빛이 파장을 일으킬 때
내 안에 감겨드는 모두는 그리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