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완성을 위한 고백 - 이면우
생활이 단순해지니 슬픔이 찾아왔다
내 어깨를 툭 치고 빙긋이 웃는다
그렇다 슬픔의 힘은
세상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게 한다
이제는 내가 꼭 해야 할 일만을 하기로 했다
노동과 목욕, 가끔 설겆이, 우는 애 어르기,
좋은 책 쓰기, 쓰레기 적게 만들기, 사는 속도 줄이기, 작은 적선.
지금 나는 유산 상속을 받은 듯 장래가 넉넉하다
그래서 나는 점점 작아져도 괜찮다.
여름 황혼 하루살이보다 더 작아져도 괜찮다
그리되면 그 작은 에너지로도
언젠가 우주의 중심에 가 닿을 수 있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