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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편지】: 제 117 호
단기 4340. 1. 25 (음력 12.07) / 발행인 : 윤영환 (poemserver@paran.com) / Music Off = Es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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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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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소식 |
역사왜곡 논란 <요코 이야기> 한국어판 판매 중지 |
문학동네 “저자 부친 의혹이 해소될 때까지 출간과 판매 중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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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봉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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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일본계 미국 작가의 소설 <요코 이야기>를 낸 출판사 문학동네가 24일 이 책의 한국어판 판매를 중지하기로 결정했다. 요코 가와시마 웟킨스가 쓴 <요코 이야기>는 미국 중학 과정 읽기 교재로 쓰이고 있는데, 일제의 식민 지배와 해방을 전후한 시기 한반도 상황을 왜곡했다고 해서 재미 한인사회에서 교재 채택 반대 운동(<한겨레> 1월18일치 9면)이 벌어지고 있다.
문학동네(대표 강태형)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어 “일부 언론이 최근 제기한 의혹대로 저자의 부친이 731부대의 고위 간부였다면, 저자 부친의 행적에 관련한 침묵이나 왜곡은 자전소설에서 허용되는 소설적 변용의 한도를 넘어서는 것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며 “저자의 부친에 대한 모든 의혹이 해소될 때까지 이 책의 출간과 판매를 중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문학동네는 “전범의 딸이 쓴 책이라서 문제라는 뜻이 아니라, 지은이가 부친의 행적을 명확히하지 않거나 또는 의도적으로 은폐한 채 소설을 썼다면 그것은 자전 소설을 표방하는 이 작품의 진실성과 신뢰성을 크게 손상시키는 행위라고 판단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문학동네는 “<요코 이야기>는 ‘일본 민족=가해자, 우리 민족=피해자’라는 기존의 민족주의적 관점에서는 소홀히 다루어졌던 ‘여성에게 가해지는 전쟁폭력’의 문제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작품”이라며 “의혹이 해소되면 다시 판매한다는 방침”이라고 밝혔다.
염현숙 문학동네 편집국장은 “지은이의 부친이 731부대 간부가 아닌 다른 전쟁범죄자로 밝혀질 경우에는 그때 가서 사안의 경중을 따져 다시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최재봉 문학전문기자 bong@hani.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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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터 → 명언 / 격언 |
내가 꿈꾸는 이상적인 여인은 함께 울 수 있는 여인. / 엔조 비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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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터 → 고전/구비/신화 |
老子 - 道德經 : 第六章 (노자 - 도덕경 : 제6장) |
谷神不死, 是謂玄牝, 玄牝之門, 是謂天地根, 綿綿若存, 用之不勤.
곡신불사 시위현빈 현빈지문 시위천지근 면면약존 용지불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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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은 멈추는 순간 사라진다 - 유재용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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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째장
직역
골의 하느님은 죽지 않는다. 이를 일컬어 그윽한 암컷이라 한다. 그윽한 암컷을 일컬어, 하늘과 땅의 뿌리라 한다. 이어지고 이어져서 마치 있는 것 같다. 써도 마르지 않는다.
해석
동양에 있어서 神은 두 가지 의미를 가진다. 하나는 하느님이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정신이다. 우선 하느님과 하나님의 차이를 알기 바란다. 하나님은 기독교의 신이다. 그리고 하느님은 동양의 上帝 개념이다.
정신은 알 수 없는 미묘함을 뜻하기도 한다. 골짜기를 바라보아라 그 사이의 텅 빈 공간, 노자는 그것을 곡신이라고 표현했다. 골짜기의 비어 있음이 신이라는 것이다. 이 비어 있음은 능동성을 가지지 않는다. 수동성을 의미한다. 이 수동성이 잘 표현되어 있는 것이 여성스러움이다. 여성이 아니다. 육체를 가지고 있는 개개의 여성을 말한 것이 아니다. 여자라면 가지고 있는 수동성을 현빈이라고 표현한 것이다. 이 수동성은 남자에게서도 나타날 수 있다. 남자에게도 수동성은 있다. 그러나 능동성이 더욱 강조되어 있는 것이다. 여성에게도 능동성이 있다. 그러나 수동성이 강조되어 있다. 따라서 현빈은 여성스러움, 바로 수동성을 의미한다. 혹자는 이것을 여성의 생식기로 표현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 말은 노자를 오해한 것이다. 여기서 牝-암컷- 이라고 하지 않고 玄牝-그윽한 암컷-이라고 한 것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현빈이란 여성스러움의 극치 그 심원을 말한 것이다.
이 수동성. 비어 있음은 천지의 뿌리가 되는 것이다. 천지가 무엇을 이용하는지 본 적이 있는가. 골짜기는 무엇이 있기 때문에 있을 수 있는지 생각을 해본 적이 있는가. - 잠시 생각을 해보기 바란다. -
골짜기가 있기 위해서는 골짜기 사이가 비어 있어야 한다. 무엇이 그 사이를 비우고 있는가. - 생각하라 -
비어 있음은 원래부터 그러한 것이다. 그래서 곡신이라고 했고 천지의 뿌리라고 했다. 천지는 그 사이의 비어 있음을 이용해서 움직인다. 하늘과 땅사이가 비어 있지 않다면 무엇으로 하늘과 땅을 구분할 수 있는가. 그것은 사물과 사물의 관계에서 있어서도 마찬가지이다.
이 비어 있음은 따로 떨어져 존재하는가. 골짜기와 골짜기 사이의 비어 있음은 골짜기에만 머물러 있는가. 그것은 모두 연결이 되어 있다. 지금 있는 방과 바깥이 문으로 닫혀 있어서 비어 있음이 끊어져 있다고 하더라도 문을 여는 순간 그 비어 있음은 연결이 된다. 아니 원래부터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총체적인 비어 있음은 알 수 가 없다.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구분되어 있는 것들뿐이다. 비어 있음은 구분되어 있지 않다. 단지 그 속에서 느낄 수 있을 뿐이다. 그리고 이 비어 있음은 써도 써도 마르지 않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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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오래된 글 가장 새로운 글 노자 - 김석환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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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골짜기의 신은 죽지 않으나 이를 신비스러운 암컷이라고 한다. 신비스러운 암컷의 문을 근원이라고 한다. 끊임없이 이어져서 아무리 써도 힘들어하지 않는 것이다.]
주
곡신: 이 단어의 주석에도 여러 가지 설이 있음. 신비의 골짜기(신곡)로 도치하여 풀이하는 사람도 있음. 삼국 시대의 왕필은 '계곡 가운데의 텅빈 무의 곡'(곡신곡중앙무곡지)이라고 해석함. 현빈: 신비한 암컷, 만물을 생성하는 불가사의한 능력을 지칭한 것임. 현빈지문: 현빈을 생식기 즉, 자궁으로 해석하는 학자도 있음(김경탁) 면면약존: 계속 길게 이어져 끊이지 않음을 뜻함. 불근: 피곤하거나 지치지 않는 상태를 말함. 도의 작용의 자연스러움을 묘사한 말임.
해
노자는 도를 골짜기의 신으로 신격화하고 있다. 그것은 항상 비어 있고 아래에 있으므로 모든 물이 모여들 수 있고 또 흘러나올 수 있는 곳이다. 이것이 마치 도가 만물을 유출시키고 있는 것과 같다. 현빈은 신비한 암컷이란 뜻이다. 인류는 농경 생활을 시작하고부터 풍년과 다수확의 상징으로 여성의 다산 능력을 칭송하게 되었다. 신석기 시대의 유물 가운데 여성의 풍만한 몸매를 표현한 토용의 숭배 사상도 이것과 연관되어 있다. 노자 또한 만물을 생성하는 도의 위대한 작용을 모성의 생식력에 비유하고 있다. 도를 여성에 비유하여 여성의 위상을 격상시킨 그의 독특한 착상에 미소짓는 독자도 있으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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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터 → 경제/경영/성공 |
세계를 움직이는 127대 파워 - 박태견 지음
POWER 022 국제금융계 신경망: SWIFT 네트워크
1960년대 후반 들어 유럽과 미국의 은행들은 국가간 자금결제 등 국제은행업무가 날로 폭증함에 따라 이 업무의 표준화 및 자동화의 필요성을 느끼기 시작했다. 이에 구미의 60개의 대형은행은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공동개발, 표준양식 확정, 암호체계 개발을 통한 보안성제고, 전송시간 단축 등을 위한 공동연구반을 만들어 수년간 금융기관 전용 국제네트워크 연구개발에 착수했다. 그로부터 몇 년이 지난 1973년 5월 마침내 유럽과 북미 대륙을 잇는 국제은행간 금융통신협회 Society of Worldwide Interbank Financial Telecommunication. 곧 SWIFT가 탄생했다. 각국 주요은행들을 컴퓨터 네트워크로 연결해 은행 상호간 자금, 송금업무 등을 위한 데이터 통신 교환 등을 주된 업무로 발족한 비영리조직인 이 스위프트에는 발족 당시 서방 15개국에서 239개 은행이 참여했다. 브뤼셀에 본부를 두고 있는 이 컴퓨터 시스템은 4년 여의 시험가동기간을 거쳐 1977년 5월부터 본격가동되기 시작했으며, 1993년6월에 이르러서는 전세계 89개국에서 정회원 2,087개 은행과 준회원 1,802개 은행이 참여하는 지구촌 최대 금융네트워크로 발전했다. 우리나라는 1992년 3월 금융결제원이 이와 접속한 것을 시작으로 현재는 32개 주요은행이 정회원으로, 31개 외환은행 해외지점이 준회원으로 가입해 국제금융 거래와 관련된 각종 메시지 교환, 국가간 자금결제를 하고 있다. 1995년 세계무역기구(WTO) 발족으로 세계의 모든 금융시장은 완전개방이 불가피해졌다. 돈의 국경이 깨진 미래의 SWIFT는 '지구촌 금융의 신경망'으로서 한층 그 가공할 위세를 과시할 게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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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터 → 삶속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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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봐, 턱을 높이 들라구
종교가 금지되어 있던 시절,소련의 한 작은 마을에 카톨릭을 몰래 전파하는 신부가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신부는 경찰에게 들켜 시베리아 수용소로 보내졌다. 그 소식을 듣고 마을의 절친한 친구였던 이발사는 매우 슬퍼했다. 결국 친구가 너무나 걱정된 나머지 그는 무작정 시베리아로 떠나 그 곳 수용소에서 일자리를 구했다. 이발사는 그 곳에 있다 보면 언젠가는 친구를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던 것이다. 수용소에서 이발사의 일은 죄수들의 머리를 깎아 주는 것이었는데 감시가 심해 죄수들과 자유롭게 얘기를 나눌 수 없었다. 그렇게 몇 주가 흘러간 어느날, 여느 때처럼 죄수들의 머리를 깎기 위해 대기실로 들어간 이발사는 소스라치게 놀랐다. 의자에 덥수룩한 머리의 신부가 앉아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들은 서로의 눈빛만 쳐다볼 뿐 아무런 말도 나눌 수 없었다. 신부의 머리카락을 자르는 이발사의 손이 가늘게 떨렸다. 신부에게 이발사가 할 수 있는 말은 고작 머리카락을 고르게 자르기위해 고개를 들라는 주문뿐이었다. "이봐, 턱을 들어." 이발사는 힘주어 말했다. 이 말은 러시아 말로 "힘 내!"라는 관용적 뜻이 숨어 있었다. 신부는 이발사의 말에 새로운 용기를 얻었다. '고맙네, 친구. 턱을 빳빳이 들어 이무서운 곳에서 꼭 살아 남겠네.' 이발사는 신부가 풀려나기 전 3년 반 동안 수용소에서 그 일을 계속했다. 비록 몇 개월에 한 번씩 이루어진 만남이었지만 그때마다 이발사는 신부에게 힘주어 말했다."이봐, 턱을 더 들어!" 그러면 신부는 턱을 들면서 이발사의 눈빛을 슬쩍 바라보았다. 끝까지 희망을 버리지 않겠다는 결심을 하면서...
참 소중한 이야기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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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터 → 철학 |
철학에 이르는 길 - 강영계
제3장 논리적인 생각은 왜 필요한가
4.합리적인 생각과 비합리적인 생각
우리들 인간은 다른 모든 존재하는 것들이 함께 있는 환경 및 상황으로서의 세계에 살고 있다. 인간은 세계를 살아가면서 식물적, 동물적인 요소와 함께 인간적인 특징을 지닌다. 특히 인간은 다른 존재자들과는 달리 자기 자신을 확인하고 발전시키면서 행복이라는 목적을 달성하려고 노력한다. 물론 인간이란 복잡다단한 요인들을 내면에 가지고 있고 동시에 행복의 달성을 저지하는 외부적 조건들 때문에 갈등과 좌절을 수없이 맛보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인간이 인간일 수 있는 것은 "인간의 사고 능력"때문이다. 인간의 사고 능력을 한마디로 말해서 이성이라고 부를 수 있다. 옛부터 "인간은 동행하는 존재이다", "인간은 의심하는 존재이다", "인간은 정치적인 동물이다", "인간은 도구를 제작하는 존재이다" 등등 인간에 관한 정의가 많이 있지만 이들 모든 정의를 포괄하는 말은 역시 "인간은 이성적인 동물이다"라고 볼 수 있다. 인간의 생각은 근본적으로 이성적이다. 그러나 생각이 감정에 지배되거나 아니면 외부적 조건에 좌절당할 경우 인간의 생각은 비이성적인 것으로 전환될 수 있다. 기나긴 역사를 통하여 인간의 생각이 지나치게 비이성적인 방향으로 기울었던 사실들을 우리는 기억 속에 간직하고 있다. 이성적이라는 말을 수학적이라는 말과 똑같이 생각해서는 안 될 것이다. 이성적이라는 말은 인간의 사고가 전체적으로 조화를 이룬다는 말이다. 그러므로 이성적이라는 표현을 바꾸어 말하면 합리적이라는 말로 대치시킬 수 있다. 비이성적인 사고는 비이성적인 행동을 동반하기 마련이다. 로마의 황제 네로는 로마시를 불구덩이로 만들고 기뻐 날뛰며 눈물 단지에 환희의 눈물을 담으려고 하였다. 진시황제는 천 년, 만 년 영원히 살기 위하여 신하들을 시켜 불노초를 구해오도록 명령하였다. 마르크스는 물질을 세계의 근원으로 보고 물질적인 만족이 행복의 척도라고 보아 모든 사람들이 공동으로 생산하고 분배받는 계급 차별이 없는 이상 사회를 꿈꾸었다. 히틀러는 세계를 게르만 민족의 지배 아래두려고 전쟁을 일으키고 수백만 명에 달하는 인간의 목숨을 앗아갔다. 일본도 대일본 제국을 건설하려는 꿈에서 세계를 향하여 전쟁을 일으켰다. 이러한 사고와 행동은 비이성적이며 비합리적인 것이다. 만일 우리들이 논리적인 사고의 정확함을 기반으로 삼아서 생각한다면 점차로 우리들은 합리적인 생각과 행동을 구성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개별적인 감정이나 충동을 신념으로 생각하기 시작한다면 우리는 비합리적인 사고와 비이성적인 행동을 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서 주의할 것은 비합리적, 비이성적 사고와 행동이 반드시 건전하지 못하다고 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어떤 경우에는 비합리적인 사고와 행동이 합리적인 사고와 행동을 위한 촉진제가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독일의 경우 현재 독일인들은 과거 히틀러의 비합리적인 정치적 활동을 반성하고 가능한 한 합리적인 노선을 걸어가려고 노력하고 있다. 모르긴 해도 일본의 경우도 그러할 것이다. 우리들 주변에서는 나이먹은 사람이나 사회의 직급상 윗자리에 있는 사람에게는 무조건 공손하여야 한다는 통념이 지배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통념은 비합리적이라고 말할 있다. 무엇보다도 먼저 나이가 들었건 안 들었건 똑같은 인격을 가진 인격체로서의 인간이 중요하다. 이와 마찬가지로 왜 나이먹은 사람이 역사적, 사회적 여건 아래에서 젊은 사람들로부터 존경받아야 하는지 여기에 대한 근거가 명확하여야 할 것이다. 사회적인 직책이 다를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따라서 무조건 나이 많은 사람에게 젊은 사람이 복종해야 한다거나 또는 사회적 직급이 높은 사람에게 직급이 낮은 사람이 순종하여야 한다는 것은 비합리적인 사고 방식이 아닐 수 없다. 이러한 점은 우리 주변의 남녀 문제에 관해서도 마찬가지이다. 여자는 가정에서 남편에게 복종하여야 하며 육체적으로 힘이 약하므로 직장에서 남성보다 적은 임금을 받아야 한다는 생각 역시 인격체로서의 인간을 벗어난 비합리적인 사고를 근거로 한다.
만일 어떤 국가가 오직 그 국가만의 번영을 목적으로 삼아서 다른 나라들에 대하여 테러 행위를 일삼고 심지어는 원자탄이나 수소탄까지 사용한다면 결과는 어떨 것인가? 그리고 만일 사회에서 특정한 몇 사람들이 그들의 이상적인 삶을 위하여 재산을 독점하든지 또는 지나치게 권력을 남용한다면 그 결과 또한 어떠할 것인가? 이러한 종류의 모든 사고와 행동은 비합리적이며 비이성적이다. 쇼펜하우어, 니체 또는 베르그송 등의 비합리주의적인 철학은 합리적인 세계 구성을 목적으로 한 것이었으므로 문자 구대로 비합리적, 비이성적이라고 보기 어렵다. 그러나 어떤 국가가 그 국가만을 위하거나 또는 사회의 특정한 개인들이 그들만을 위하여 생각하고 행동할 경우 그러한 사고와 행동은 합리적인 세계 구성을 결코 목적으로 삼지 않고 있으므로 비이성적이자 비합리적이다. 따라서 비합리적인 사고는 삶 자체를 파괴시키며 인간의 가치를 무의미하게 만들 뿐이다. 비합리적인 사회는 역사가 진전함에 따라서 비록 문명을 발전시킬 수 있을 지는 몰라도 문화 전통을 이룩할 수 없다. 이런 점에서 보자면 현대 사회는 다분히 비합리적인 특징이 강한 면을 보여준다. 인구의 폭발적인 증가, 경제적 빈곤, 과학 문명의 발달에 수반되는 공해, 전쟁의 위험 등은 과거 어느 때보다도 더 심하다. 이러한 상황은 비합리적인 문명의 발달을 지지해준다. 문명과 문화가 조화를 이루지 못한다면 사회는 비합리적으로 되고 따라서 인간은 자기 소외에 빠지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문제는 한 국가에서도 그리고 한 개인에서도 마찬가지이다. 합리적인 사고와 행동의 바탕을 소유하지 못할 경우 국가나 개인은 방향 감각을 상실하여 방황할 수밖에 없다. 결국 논리적인 생각은 삶의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들은 논리적 생각을 기초로 삼으면서도 형식을 극복하고 내용이 충만한 삶으로 논리적 생각을 지양시킬 수 있다. 논리적인 생각을 지양시키면서 우리들은 자아라든가 신이라든가 선 또는 아름다움의 문제에 직면할 수 있다. 그러나 논리적인 생각을 처음부터 무시한다면 우리들은 모두 공상과 착각 속에서 살고 있을 뿐이라는 결론이 성립한다. 우리들의 일상적인 생각뿐만 아니라 학문은 물론이요, 예술과 종교도 논리적 생각을 기본적인 바탕으로 삼고 있다. 한 줄의 시나 한 곡의 음악은 결코 공상이나 착각의 산물이 아니라 질서있고 논리적인 예술적 환상의 산물이다. 아무 것이나 멋대로 믿는다고 해서 그러한 형태가 종교라고 할 수는 없다. 특정한 교리와 신앙 대상과 종교 의식 및 종교 집단이 논리적으로 구성되어야만 종교다운 종교의 형태를 취할 수 있다. 논리적인 생각은 세계 자체 곧 세계 및 삶의 전체성에 대한 질서와 체계를 우리들 자신에게 일깨워준다. 그러므로 논리적인 생각은 합리적, 이성적인 사고와 일치한다. 인간은 이성적인 동물이다. 그러므로 인간은 자신과 세계를 알고 나아가서는 참답게 구성하기 위하여 논리적으로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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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도움 → 우리말어원 |
'곶감'은 꼬챙이에 꽂아서 말린 감
'곶감'에 얽힌 이야기는 무척 많습니다. 호랑이가 자기보다도 무서운 것으로 알았다는 이야기로부터 시작해서 말입니다. 그리고 속담도 많지요. '곶감이 접반이라도 입이 쓰다'(마음이 언짢아서 입맛이 쓸 때), '곶감 꼬치에서 곶감 빼 먹듯'(알뜰히 모아 둔 것을 힘들이지 않고 하나씩 빼어 먹어 없앤다는 뜻), '곶 감 죽을 먹고 엿목판에 엎드러졌다'(연달아 좋은 수가 생겼다는 뜻) '곶감 죽을 쑤어 먹었나'(왜 웃느냐고 핀잔 주는 말) '당장 먹기엔 곶감이 달다' 등등.
이 '곶감'의 '감'은 물론 과일의 하나인 '감'이지요. 그리고 '곶'은 '곶다'의 어간 '곶-'입니다. '곶다'는 현대국어에서는 된소리가 되어 '꽂다'로 되었지요. 그래서 일부 방언에서는 '꽂감'이라고도 하지요. 그러니까 '곶감'은 꼬챙이에 꽂아서 말린 감을 말합니다.
홍 윤 표 (단국대 국문과 교수, 국어정보학회 회원) 이 태 영 (전북대 국문과 교수, 국어정보학회 회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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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터 → 세계사 |
역사 속의 말, 말 속의 역사 - 김덕수, 송충기 지음
3. 로마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다
로마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다
역사적인 고유명사 중에서 '로마'만큼 자주 등장하는 이름도 드물 것이다. 로마 교회, 즉 가톨릭 교회가 2천여 년의 역사를 자랑하면서 여전히 우리 주위에 있는가 하면, 고풍스러운 시계의 글자판에는 아라비아 숫자가 아니라, 로마 숫자가 쓰여 있다. 오늘날 유럽과 미국의 여러 언어들의 알파벳 역시 로마자로 되어 있다. 로마제국이 멸망한 지 1천 5백여 년이 지났지만, 우리는 로마의 유산을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로마는 여전히 우리 주위에서 살아 숨쉬는 듯하다. "로마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다." 는 말은 스페인 작가 세르반테스(Cervantes, 1547-1616)가 한 말이라고 전해진다. 젊어서 로마를 여행했던 세르반테스는 로마에 친근감을 느꼈고, 그의 작품에서 로마를 소재로 한 명언을 많이 남겼다. 그의 유명한 대표작 "돈키호테"에는 "로마에 가면 사람들이 하는 것을 보고 그대로 하라."는 말이 나오는데 이는 "로마에 있을 때는 로마인들과 똑같이 하라."는 말로 더 많이 알려져 있다. 티베르강 기슭의 조그마한 도시국가로부터 출발한 로마가 이민족인 에트루리아의 지배를 벗어난 것은 기원전 6세기였다. 그때부터 지중해 세계와 오리엔트 세계를 정복하여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를 통괄하는 대제국을 이루기까지는 결코 순탄한 과정이 아니었다. 5백 년 이상의 세월이 필요했고 그 과정은 전쟁의 연속이었다. 기원전 4-3세기에는 이탈리아반도에 사는 다른 이탈리아인들과의 항쟁이 있었다. 이어서 카르타고, 마케도니아, 그리고 켈트인들과 패권을 다투었다. 그리하여 로마는 점차 이탈리아 반도에서 서지중해로 영토를 넓혔고, 기원전 1세기에는 어려운 싸움 끝에 이집트, 소아시아, 팔레스타인 등 동지중해 지역 국가들을 장악했다. 이로써 지중해는 로마인의 말대로 '우리의 바다'가 되었다. 이처럼 일개 도시국가에 불과했던 로마가 그렇게 광대한 지역을, 그것도 장기간에 걸친 투쟁과정을 통해서 통합할 수 있었던 요인은 무엇이었을까? 우선은 강력한 군대를 그 요인으로 들 수 있다. 로마군은 원칙적으로 시민군이었다. 16세에서 65세까지 모든 시민에게 군 복무의 의무가 있었는데 이는 의무이면서 동시에 시민들만이 누릴 수 있는 권리이기도 했다. 로마 시민들은 전쟁의 승리를 통해서 로마의 위대함을 확인하고 자부심을 가질 수 있었다. 또한 중요했던 것은 이탈리아 동맹시들을 팽창에 끌어들인 로마인들의 정치적, 외교적 수완이다. 로마는 정복된 이탈리아 국가들에게 광범위한 자치권을 주고 그들을 지배 예속 관계가 아닌 동등자로, 우방으로 대우해서 로마의 팽창은 곧 이탈리아의 팽창이요 영광으로 선전하는 데 성공했다. 로마인들의 뛰어난 정치 외교술이 지중해 세계 정복에 기여했던 것이다.
어쨌든 로마는 5백여 년에 걸친 장기간의 투쟁을 통해서 대제국을 이루어 냈다. 이것은 어느 한 개인의 위업이 아니라 로마인 전체의 위업이었다. 따라서 로마제국을 마케도니아 왕 알렉산더가 건설한 제국과 비교해 보면 흥미롭다. 그리스를 통일한 마케도니아의 알렉산더 대왕이 24세의 젊은 나이로 마케도니아군을 주력으로 한 그리스 연합군을 거느리고 해외원정에 나선 것은 기원전 334년이었다. 그는 소아시아, 시리아, 페니키아, 이집트, 페르시아를 점령하고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에 걸친 대제국을 건설하는데 불과 10년도 안 걸렸다. 크기로 한다면 로마제국보다 훨씬 더 큰 광대한 영토였다. 그러나 알렉산더제국은 기원전 323년에 대왕이 32세의 나이로 요절하자, 그의 장군들 사이의 권력 다툼으로 분열되었다. 알렉산더제국이 로마제국에 비해 짧은 기간에 건설되었듯이 그것은 하루아침에 무너진 것이다. 독일의 역사가 랑케는 로마의 역할을 이렇게 표현했다. "모든 고대사는 많은 개울이 호수로 흘러들어가듯이 로마의 역사로 흘러들어갔고, 모든 근대사는 다시 로마로부터 흘러나왔다." 오랜 세월에 걸쳐 이룩된 인류의 업적은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로마가 오늘날 우리에게까지 그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은 바로 '로마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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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터 → 지식/생활/건강 |
전통주
딸기주
제철은 늦봄에서 초여름, 하우스 재배로 한겨울에도 딸기를 맛볼수 있지만 술이나 잼을 담그려면 단맛과 새콤한 맛이 적당히 어우러지는 제철 딸기가 적당하다. 특히 제철에는 가격이 저렴해서 부담이 적다는 장점도 있다.
재료 - 딸기 1 kg, 소주 1.8 리터, 설탕 500-600g
만들기
1. 딸기는 생이 진하고 살이 단단하며 작은 것을 골라 연한 소금물에 뭉그러지지 않게 깨끗이 씻어 건져 물기를 완전히 걷운다. 2. 4-5시간 후 주둥이가 넓은 유리병에 넣어서 하루 정도 설탕에 재웠 다가 분량의 술을 붓고 밀봉하여 통풍이 잘 되는 어두운 곳에 둔다. 3. 15일 정도 지난 후 어레미에 거즈를 깔고 가만히 부어서 맑은 즙만 받아 주둥이가 좁은 병에 담아 다시 어둡고 통풍이 잘 되는 곳에 보관한다. 4. 1개월이 지나면 먹을 수 있으나 3개월 후에는 완전히 숙성하여 가장 맛있다.
재료를 한번에 넣고 담지 않아도 상관없으므로 먹고 남은 딸기를 그때그때 보충해서 넣어도 좋다. 술을 담가서 한 달 정도는 고운색의 딸기주를 즐길 수 있다. 딸기는 그대로 넣어둔 채로 먹어도 좋지만 색이 탁해질 우려가 있으니 어느 정도 숙성된 뒤에는, 고운거즈 손수건 등에 밭쳐서 술만 재숙성시킨다.
비타민 C가 특히 다량 함유되어 있으며, 쿠엔산, 포도당, 과당 등도 함유되어 있기 때문에 환자나 회복 단계에 있는 사람의 영양보급이나 원기회복에효과가 있다.
응용 딸기는 산미가 부족하므로 레몬즙(1.8L에 1-2개분)을 내어 넣으면 산성이 강하여 술맛도 좋고 빛이 더욱 곱다. 청매나 살구 15-16개를 같이 넣는 것도 좋다.
메모 너무 오래되면 딸기가 뭉그러져 색깔이 탁해지므로 15일 정도 지나면 맑은 습을 거르고 단맛은 기호에 따라 가감한다. 딸기가 너무 익은 것은 신맛보다 단맛이 많아 술에는 좋지 않으므로 너무 익은 것은 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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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라고 말할 수 있는 중국 - 쏭챵, 짱창창, 챠오벤, 꾸칭셩, 탕쩡위 공저
5 캄캄한 서양 반짝이는 동양
5. 구세주는 월래 없었다
냉전시대가 끝난 뒤의 세계정세는 결코 미국의 생각대로 변화되지는 않았다. 중국은 사회주의 대국으로서의 번영과 부강을 유지하고 있는 유일한 나라다. 미국은 이런 상황을 원하지도 않았으며 이에 대해 이해하기도 어려웠다. 특히 중국은 계획경제체제로부터 시장경제체제로 전환되는 과도기에 있으며 미국이 예상하고 있는 결과는 아직 나타나고 있지 않다. 미국은 이 점을 더더욱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우리 눈 앞에 펼쳐진 그대로이다. 미국의 전략은 아주 분명하다. 중국을 억압해서 결국은 중국을 교란시키려는 것이다. 미국이 중국에 그려준 그림은 자기네 집에 걸어두고 혼자 감상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미국도 어느 정도의 시간이 지나고 나면 자기네가 그린 그림이 아주 졸렬했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중국을 제재하면 반드시 중국의 반제재를 받게 될 것이다. 마귀의 도술이 한 단계 높아지면 도사는 열 단계 높아지는 법이다. 경제제재에서 인권외교, 중국위협론, 대만의 분열주의 세력을 종용하는 것에 이르기까지, 또 항공모함을 가장 긴장된 해협에 배치하는 등등 이 모든 것이 미국의 패권주의요 강권정치이며 내정간섭의 파렴치한 행위이다. 미국은 중국의 합동군사훈련을 결코 막지 못한다. 구태여 경고를 하려면 중국을 분열시키려는 대만에게 해야 할 것이다. 미국이 계속 대만독립을 지원하려 한다면 적어도 대만의 분열주의 세력과 함께 중국의 경고를잘 들은 뒤에 신중하게 계획을 세워야 할 것이다. 미국이 중국을 위협할 때는 아주 조심스럽게 해야 한다. 산 위에 만리장성을 세운 위대한 민족을 그들 마음대로 흔들 수 있다고 보는가? 역사는 발전을 거듭해서 오늘에 이르렀다. 그 누구도 능멸할 수 없는 중화민족의 오늘은 수많은 역경과 경험을 통해 이루어졌다. 미국은 도끼를 잘 휘두르는 나라다. 어리숙하고 쉽게 휘두르는 도끼질 만큼 실수도 빈번해서 자기 발등도 잘 찍는다. 이 방면에서 미국은 진지하게 생각하며 교훈을 얻어야 한다. 자신도 감당 못하는 도끼를 남에게휘둘러서는 인심을 얻을 수 없다. 이것은 힘의 문제가 아니라 지능지수 문제이다. 50년대 한반도에서. 60년대 쿠바에서, 70년대 월남에서, 80년대 이란에서, 90년대 페르시아만에서 미국의 패권주의는 어떠했는가?만일 미국이 다른 나라들 일에 끼어들고 그들을 제재하느라 바빠서 미처 판단을 제대로 못했다면 마땅히 역사학자들에게 가르침을 청해야 될 것이다. 미국의 정의란 강자의 이익이지만 제3세계에서 보면 국가는 대소강약을 막론하고 평등하다. 약소국의 불행으로 강자의 이익이 있어서는 안 되며 약소국의 이익을 희생시켜 강대국의 정의감이 만족되어서는 안 된다. 미국의 '독립선언'에는. 사람은 태어나면서부터 평등하고 창조주께서그들에게 생존권과 자유권 및 행복추구권 등 양도할 수 없는 권리를 주셨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것은 말할 필요조차 없는 진리이다. 같은 맥락에서 모든 국가의 국민은 세계의 공리 앞에 평등하고 자기가 발전하는 길, 생활 방식, 가치관 및 도덕 기준을 선택할 권리가 있다. 만일 생존권과 자기 발전권이 없다면 자유와 행복은 어디에서부터 말해야 하는가? 영국 국왕 조지 3세가 아메리카 식민지에서 노예제도를 존속시키고 노예장사를 허가한 데 대해서 '독립선언' 초고는 다음과 같이 힐난했다. '영국 국왕은,그를 한 번도 거스른 적이 없는 이역만리 이민족의 가장 신성한 생존권과 자유권을 침범하였다. 그는 그들을 기만하고 또 그들을끌고 지구를 반 바퀴 돌아 노예로 만들거나 도중에 죽게 만들었다.' 대륙회의에서 이 단락을 삭제했지만 역사는 삭제할 수 없다. '독립선언'(1776년)이 발표된 지 이미 2백20년이 흘렀지만 그때 삭제된 단락의 주어를 '미국'으로 바꾸어 읽어보면,우리는 커다란 암시를 받을 수 있다. 예전부터 구세주란 없었지만 미국은 줄곳 구세주를 믿어왔다. 미국은 그들이 말하는 자유를 구세주로 삼아 폼을 내면서 활보하고 다닌다. 다른 나라를 침략하는 것을 민주질서 회복이라 부르고, 어떤 지역을 봉쇄하고 제재하는 것을 자기보호라고 한다. 미국의 사전은 오로지 강도를 위해 편찬되고 강도에게 논리성을 주기 위해 만든 것 같다. 미국에는 '만일 네가 선을 해치면 선이 너에게 보복을 할 것이다'라는 속담이 있다. 미국의 제재정책은 결국 제재를 받는 자가 항거하도록 만들 뿐이다.
중국의 가트 복귀와 세계무역기구 가입에 대해 계속 지연작전을 펴고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갈수록 높이는 것은, 개발도상국으로 하여금 선진국의 의무를 지게 하는 것이므로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 미국과 그 추종자들이 중국의 세계무역기구 가입을 막는다면 중국만이 아니라 미국도 중국만큼 손해를 보게 될 것이다, 미국은 이웃집 창문에 돌을 던지면서 자기네 창문도 유리라는 사실을 망각하고 있다. 세계무역기구는 중국을 배제할 수도 있을 것이며, 중국이 세계 각국과 함께 무역 다변화의 길로 나아가는 것도 저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중국의 개혁과 중국의 쌍방무역은 저지할 수 없을 것이며 중국의 경제발전과 번영도 결코 막을 수는 없을 것이다. 중국의 경제적 회생을 세계무역기구 입장권과 맞바꾸려는 졸렬한 수법은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 중국에 부과되는 권리와 의무의 균형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세계무역기구에 가입하는 것 자체가 중국 경제발전을 가로막을 족쇄일 뿐이다. 장사판에서 터무니없는 값을 부르며 계약서만 들이댄다면 사람들은 도망가게 마련이다. 한 쪽만 이익을 본다면 큰 장사든 작은 장사든 성사될리가 없다. 미국과 그 추종자도 모두 장사꾼인데 이런 기초적인 상도덕조차 모르고 있지는 않을 것이다. 미국은 중국을 제재하기 위해 온갖 수단을 동원하고 모든 기회를 이용하고 있다. 중국을 제재한다는 말은 미국의 본심이면서 일종의 수사학적 속임수이다. 제재라는 단어는 전복(이나 와해(瓦解)라는 단어보다 속셈을 숨기기에 편하기 때문이다. 미국이 손바닥으로 가리기에는 세계가 너무 넓다. 미국이 현재 유일한 초강대국이라고 하여 세계의 모든 것을 다 조종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강력하고 안정된 중국은 아시아 지역의 평화를 유지할 수 있는 힘을가지고 있고 이는 세계평화를 유지하는 데도 매우 중요하다. 아시아와 중국 경제의 부흥은 미국으로 하여금 이 지역에서 자기들의 패권주의가 도전 받고 있다는 불안을 주었다. 그 해결책으로 미국은 중국위협론을 폈으며, 틀림없이 주변 국가의 호웅을 얻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동남아국가연맹은 미국의 생각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사실상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기구를 이용하여 동아시아 지역에서 패권을 노리는 미국의 야심에대해 동남아국가연맹은 주의하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미국이 이 지역에서 세력을 확장하려는 기도를 경계했다. 싱가포르 총리 우쭈오똥이 1994년 10월 프랑스를 방문하였을 때 내놓은 아시아유럽정상회담에 대한 제안은 중국, 일본, 한국 및 동남아국가연맹 7개국과 유럽국가연맹(EC)의 지지를 얻었다. 미국을 배제시킨 이 유럽아시아회의의 순조로운 개최는 아시아의 승리이고 동남아국가연맹과 중국의 승리이다. 객관적으로는 중국을 제재하려는 미국의전략에 심각한 타격을 주게 될 것이다. 이후에 미국의 대중국 제재전술이 어떻게 변화하든 그 목적은 아시아로부터 얻을 수 있는 미국의 이익에 있다. 미국은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정치, 경제. 안보의 주도권을 쟁취하려는 야심을 영원히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보면 미국이 중국을 제재하려는 정책 역시 임시방편은 아닐 것이다. 마찬가지로 중국의 반제재대책 역시 끝까지 견지될 것이다.
최근 싱가포르의 정치고문 리꽝야오는 프랑스 [피가로]와의 인터뷰에서 '21세기 중기가 되면 중국의 경제력은 미국이나 유럽을 능가할 것이며, 또 전쟁이나 동란이 없다면 2020년에는 중국의 국민총생산액이 미국을 능가할 것이고. 30년 내로 쌍하이는 홍콩과 비길 수 있는 국제 무역,금융, 제조업 및 국제회의의 중심지로 발돋움하여 명실상부한 중국의 진열장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예측을 미국이 귀담아 듣건 말건 상관없다. 역사가 흐르면 자연히 알게 될 테니까. 역사를 믿지 않는 나라는 현실적이지 못한 국가이다. 이는 기적을 믿지 않는 사람은 담력과 지모를 갖춘 현실주의자가 될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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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본승의 조선사 나들이
정도전의 줄 서기와 문민 독재
창엽문
정도전이 지어서 남긴 전각과 문루의 이름 중에서 우리를 놀라게 하는 것은 뭐니뭐니 해도 종묘의 대문을 '창엽문'이라고 명명한 것이리라. 한자는 표의 문자임으로 해자(글자를 풀어서 해석하는 것)를 하여 그 뜻을 살피게 되는 경우가 많다. 가령 난초 난 자를 해자로 풀어서 살피면, 동쪽 문가에 놓고 보는 풀이라는 뜻이 된다. 그러므로 난초를 잘 키워서 탐스러운 꽃을 보고자 한다면 동쪽 창가에 화분을 놓아 두어야 한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동쪽 창에는 햇볕이 2시간 정도밖에 들지 않는다는 자연의 섭리를 읽고 있음이 아니겠는가. 창엽문의 창자를 해자하면 초, 펄, 군의 합자임으로 '스물 여덟 임금'이라는 뜻이 된다. 또 엽를 해자하면 초, 세, 십, 팔이 됨으로 이는 '28세'라는 뜻이 된다. 참으로 놀라운 사실이 아니고 무엇인가. 조선왕조의 마지막 세자빈으로 간택되었던 이방자 여사가 세상을 떠나고 그녀의 위패가 종묘에 봉안됨으로써 위패의 봉안은 끝났는데, 거기에 봉안된 임금이 28위요(왕위에 오르지는 않았지만 영왕 이은을 포함하여), 28세로 조선왕조의 세계가 끝났다면 문의 이름을 지은 정도전은 이미 6백년 전에 그 사실을 알고 있었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사실을 입증할 수 있는 방법은 그 누구에게도 없을 것이다. 설령 그렇다고 하더라도 오랜 세월을 역사 읽기에 매달려 온 나로서는 우연의 일치라고 일소에 부칠 수도 없다. 그 연유는 이러하다.
역사상 학덕을 고루 갖춘 인물들을 소개하는 문장을 보면, 그들이 읽은 전적의 법위를 거론하면서 행적을 극구 찬양하고 난 다음에는 유불선에 통달했다고 적은 구절과 자주 접하게 된다. 여기서 말하는 선은 도학의 개념이다. 다시 말하여 사서오경에 통달하고 나면 고금의 역사에도 밝아진다. 그것은 곧 역사의 흐름으로 국가나 개인의 흥망 성쇠를 가늠하는 능력을 가지게 된다는 뜻이다. 그런 연후에 주역에 매달리게 되면 더 구체적으로 세상의 이치에 눈을 뜨게 된다. 이미 지난날에 겪었던 일을 적은 역사의 기록에 소상하면 더욱더 오늘의 일들이 확연하게 되고, 따라서 미래의 예견(설혹 정확하지는 않더라도)하는 안목이 트여지는 것이다. 17세기, 동양 삼국(소, 중, 일)에서 으뜸가는 여류 시인으로 추앙받는 난설헌 허초희의 시에는 선의 세계가 그려지고 있는 것이 많았지만, 그녀 자신의 마지막을 노래한 듯한 "꿈에 노닐던 광상산의 노래"가 특히 그렇다.
푸른 바닷물이 구슬 바다에 스며들고 푸른 난새는 채색 난새에 어울렸구나. 연꽃 스물일곱 송이 붉게 떨어져 달빛 서리 위에서 차갑기만 해라.
참으로 놀랍도록 아름답다. 또 환상적이다. 광상산은 그녀가 꿈에 본 환상의 산인데, 그 산에 오르면 구슬물이 손에 잡힐 듯하였고, 새 중의 새라고 하는 난새(봉황의 일종)가 현란한 색채를 뿜어내는 무릉도원이었다. 여기가 바로 난설헌이 그토록 살아보기를 소망하였던 이상 세계라면 선계가 아니고 그 무엇이겠는가. 특히 주목되는 대목은 '부용삼구타'라고 적은 원시의 구절이다. '부용'은 연꽃을 말하는 것이지만, '삼구타'는 구구단으로 해석하는 것이기에 '스물 일곱 송이가 늘어졌다'는 뜻이다. 스물 일곱이라는 수는 난설헌의 짧은 생애와 같은 27 이기에, 이로 미루어 본다면 난설헌은 자신의 죽음을 예견하고 있었던 것이다.
연꽃 스물일곱 송이 붉게 떨어져 달빛 서리 위에서 차갑기만 해라.
결국 난설헌은 이 넉 줄로 살아서 자신의 생애와 종말을 함께 노래하였으니 그녀의 선도사상의 깊이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것이 아니고 무엇이랴. 그러므로 선현들이 말한 여러 형태의 예언들을 모두 참언이나 미신으로만 몰아갈 수는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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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영국과 결혼했다
영국은 여왕재세시에 발전했다고 한다. 현재의 여왕 '엘리자베드' 2세 치하에는 이렇다 할 발전은커녕 오히려 축소일로에 있지만, '엘리자베드' 1세는 즉위하자 곧 통일령을 발표하여 영국교회를 확립하는 한편 외교면에 있어서도 발전적 정책을 취하여 '스페인'의 무적함대를 격파, 영국이 일류 해군국이 될 토대를 닦았다. 이 시대는 문화면에 있어서도 '엘리자베드 시대'라 불리는 획기적 융성기로 '세익스피어', '스펜서', '벤 죤슨', '프랑시스 베이컨' 등이 활약했다. 당시의 관습으로 유럽 각국의 왕가는 서로 전략적 결혼을 하는 것이 보통이어서 여왕에게도 구혼자가 많았지만 여왕은 "나는 영국과 결혼했다"하여 끝내 독신으로 지냈다. 그래서 '처녀왕'이라 불리우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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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과 사진 → 꽃/식물(접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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