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합지중(烏合之衆)
烏:까마귀 오. 合:합할 합. 之:갈 지(…의). 衆:무리 중.
[동의어] 오합지졸(烏合之卒). [유사어] 와합지중(瓦合之衆).
[출전]《後漢書》〈耿?專(경감전)〉
까마귀떼 같이 질서 없는 무리라는 뜻. 곧
① 규율도 통일성도 없는 군중.
② 갑자기 모인 훈련 없는 군세(軍勢).
전한(前漢) 말, 대사마(大司馬)인 왕망(王莽)은 평제(平帝)를 시해(弑害)하고 나이 어린 영을 세워 새 황제로 삼았으나 3년 후 영을 폐하고 스스로 제위에 올라 국호를 신(新)이라 일컬었다(9년).
이처럼 천하가 혼란에 빠지자 유수(劉秀:후한의 시조)는 즉시 군사를 일으켜 왕망 일당을 주벌(誅伐)하고 경제(景帝)의 후손인 유현(劉玄)을 황제로 옹립했다. 이에 천하는 다시 한나라로 돌아갔다(23년). 대사마가 된 유수가 이듬해 성제(成帝)의 아들 유자여(劉子與)를 자처하며 황제를 참칭(僭稱)하는 왕랑(王郞)을 토벌하러 나서자 상곡(上谷) 태수 경황(耿況)은 즉시 아들인 경감에게 군사를 주어 평소부터 흠모하던 유수의 토벌군에 합류케 했다. 그런데 유수의 본진을 향해 행군하던 경감의 군사는 손창(孫倉)과 위포(衛包)가 갑자기 행군을 거부하는 바람에 잠시 동요했다.
“유자여는 한왕조(漢王朝)의 정통인 성제의 아들이라고 하오. 그런 사람을 두고 대체 어디로 간단 말이오?”
격노한 경감은 두 사람을 앞으로 끌어낸 뒤 칼을 빼 들고 말했다.
“왕랑은 도둑일 뿐이다. 그런 놈이 황자(皇子)를 사칭하며 난을 일으키고 있지만, 내가 장안[長安:섬서성 서안(陝西省西安)]의 정예군과 합세해서 들이치면 그까짓 ‘오합지중’은 마른 나뭇가지보다 쉽게 꺾일 것이다. 지금 너희가 사리를 모르고 도둑과 한패가 됐다간 멸문지화(滅門之禍)를 면치 못하리라.”
그날 밤, 그들은 왕랑에게로 도망치고 말았지만 경감은 뒤쫓지 않았다. 서둘러 유수의 토벌군에 합류한 경감은 많은 무공을 세우고, 마침내 건위대장군(建威大將軍)에 임명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