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회 수 10,665 추천 수 26 댓글 0
안 빠뜨리는 하늘그물(천망회회 소이불루)
“하늘그물이 넓어서 성기어도 빠뜨리지 않는다”(천망회회 소이불루)고 함은 <노자>에 있는 구절이다.
“할 수 있는 일에 날래면 곧 망하며, 할 수 없는 일에 날래면 곧 산다. 이 둘은 어쩌면 이롭고 어쩌면 해롭나니, 하늘이 꺼리는 일, 누가 그 까닭을 알랴. 이를 가지고 성인들도 오히려 어려워한다. 하늘의 길은 다투지 않고도 잘 이기며, 말하지 않고도 잘 응하며, 부르지 않고도 스스로 오며, 느슨하면서도 잘 해낸다. ‘안 빠뜨리는 하늘그물’이다.”
노자는 “현상은 길의 한쪽을 나타내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변하지 않는 진리라고 여긴 것이 ‘부드러움이 센 것을 이긴다’이다”라고 썼다.
여기에서 그는 현상으로서의 행위를 부정하여 무위(사람이 이루지 않은 자연 그대로)야말로 참길이라고 주장한다. 여기에서 소극적인 유약(무르고 약함)이 적극적인 강강(굳세고 강함)을 이긴다는 논리가 이루어진다. 아무도 의심하지 않는 일반 통념의 역(거꿀)이야말로 참이라고 하는 까닭이다.
노자의 말은 대강 다음과 같은 뜻이다.
“끝까지 통크게 해내려고 하면 몸을 망치게 된다. 무슨 일이 있어도 하지 않는다는 태도를 취하면 몸을 보전할 수 있다. 이 두 가지 태도의 하나는 이롭고 하나는 해롭다. (중략) 느긋하게 늘어져 있는 것 같지만 충분히 계산되어 있다. 하늘의 그물은 넓고 커서 눈이 성기어도 무엇 하나 놓치지 않는다.”
정재도/한말글연구회 회장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
576 | 어중이떠중이 | 바람의종 | 2010.01.15 |
575 | 우물 안 개구리(정중와) | 바람의종 | 2010.01.19 |
574 | 달팽이뿔 싸움(와각지쟁) | 바람의종 | 2010.01.23 |
573 | 범탄 힘발(기호지세) | 바람의종 | 2010.01.27 |
572 | 둘러대기 말(견백동이변) | 바람의종 | 2010.02.07 |
571 | 한 그물 싹쓸이(일망타진) | 바람의종 | 2010.02.09 |
570 | 손발 놀림(일거수일투족) | 바람의종 | 2010.02.21 |
569 | 지붕 위에 지붕(옥상가옥) | 바람의종 | 2010.02.23 |
568 | 마음에서 마음으로(이심전심) | 바람의종 | 2010.02.28 |
567 | 고기잡이 차지(어부지리) | 바람의종 | 2010.03.04 |
566 | 학문 그르치고 누리에 아양(곡학아세) | 바람의종 | 2010.03.06 |
565 | 달아래 얼음치(월하빙인) | 바람의종 | 2010.03.09 |
564 | 거꿀비늘(역린) | 바람의종 | 2010.03.12 |
563 | 용그림에 눈동자(화룡점정) | 바람의종 | 2010.03.15 |
562 | 쉰걸음 백걸음(오십보백보) | 바람의종 | 2010.03.17 |
561 | 안갯속(오리무중) | 바람의종 | 2010.03.22 |
560 | 저버리기(자포자기) | 바람의종 | 2010.03.24 |
559 | 술못에 고기숲(주지육림) | 바람의종 | 2010.04.01 |
558 | 지나침은 못미친꼴(과유불급) | 바람의종 | 2010.04.06 |
557 | 재강겨아내(조강지처) | 바람의종 | 2010.04.17 |
556 | 천년의 만남(천재일우) | 바람의종 | 2010.04.19 |
555 | 큰그릇 늦되기(대기만성) | 바람의종 | 2010.04.24 |
554 | 뱀발(사족) | 바람의종 | 2010.04.27 |
553 | 대말옛벗(죽마고우) | 바람의종 | 2010.05.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