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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집에 일흔이 되어 가는 할머니 두 분이 계십니다. 혼자된 자매가 서로 의지하며 살아가시지요. 어느 날, 길을 걷다 오랜만에 뵌 동생 할머니에게 인사를 드렸습니다. 어렵게 사시는 분답지 않게 늘 미소가 가득했습니다.
“할머니, 요즘은 일 안 나가시나봐요?” 그러자 나이가 들어 일을 그만두고 폐휴지를 줍는다고 하셨습니다. 두 분 다 자식이 없어서 폐휴지 줍는 일이라도 계속하셔야 한다고요. 그때, 할머니 손에 들린 신문지가 보였습니다.
“오늘 주우신 폐휴지예요?” 할머니는 가만히 고개를 저으셨습니다. 궁금해서 뭐냐고 여쭈니 할머니가 웃으며 신문지를 펼쳐 보이셨습니다. 노란 프리지어 한 단이었습니다.
“웬 꽃이에요?” 할머니는 프리지어를 정성스레 신문지에 말아 꼭 쥐며 말하셨습니다. “오늘 폐휴지 주워서 산 꽃이야. 우리 언니가 꽃을 참 좋아해서.”
그 꽃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워 보였습니다. 언니를 위해 산 프리지어 한 단을 소중하게 쥐고 가시는 할머니. 그 뒷모습에 가슴이 따뜻했습니다.
구예슬 님| 경기도 광명시
-《좋은생각》2011년 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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