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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가끔 나에게 커피를 타 달라고 부탁한다. 엄마의 단골 메뉴는 냉커피다. 엄마가 커피를 시키면 나는 300원을 받고 영수증을 써 준 다음, 내가 만든 쿠폰에 도장을 콱 찍어 준다. 도장 10개를 모으면 어떤 차든 공짜로 먹을 수 있다. 엄마는 벌써 10개를 다 모아서 공짜로 녹차를 마셨다.
냉커피는 뜨거운 커피보다 타는 법이 복잡하다. 나만의 냉커피 비법이 있는데, 그건 찬물을 곧바로 넣지 않는 것이다. 먼저 물을 조금 끓이고 컵에 조그만 스푼으로 설탕 두 스푼과 커피 한 스푼을 넣는다. 끓인 물을 설탕과 커피가 잠길 정도로 붓고, 잘 섞이게 저어 준 다음 찬물을 붓는다.
커피에 보리차를 넣으면 맛이 없다. 정수기 물처럼 투명한 물을 넣어야 한다. 또 연유 두 스푼을 넣고 힘차게 저은 다음, 마지막으로 얼음 다섯 개를 넣는다.
엄마는 냉커피를 마시면서 “우리 세화가 탄 커피가 제일 맛있다.” 하고 칭찬해 주시는데 그럴 때면 기분이 뿌듯하다.
처음엔 커피 한 잔에 250원이었다. 하지만 냉커피 타는 과정이 복잡하기 때문에 250원이면 거의 공짜나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엄마도 가격이 너무 싸다고 하셔서 냉커피는 300원으로 올렸다.
난 커피값을 모아 엄마에게 선물을 사 드리려고 했다. 엄마한테 어떤 게 필요하냐고 여쭤 봤더니 눈썹 그리는 화장품이 필요하다고 하셨다. 그런데 돈이 너무 늦게 모여서 엄마가 벌써 사 버렸다. 이번에 돈을 모으면 스킨과 로션을 사 드릴 것이다. 내가 산 화장품을 바르고 엄마가 더 예쁘고 젊어지면 좋겠다.
양세화 | 부산 양천 초등학교 4학년
- 어린이좋은생각《웃음꽃》2011년 0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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