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조 오백년의 선비정신 - 강효석
1. 창업의 문
죽음으로 옥새를 지킨 혜빈 양씨
양씨의 본관은 청주이다. 현감 양경의 딸이고, 찬성사 양지수의 증손녀다. 세종 때 후궁으로 뽑혀 혜빈에 봉해졌고 세 아들 한남군, 수춘군, 영풍군을 낳았다. 세종 23년(1441)에 현덕왕후 권씨가 단종을 낳고 9일 만에 죽었다. 세종이 빈 중에서 양씨를 택하여 원손을 기르게 하였다. 양씨는 있는 힘을 다하여 단종을 길렀다. 단종이 덕을 갖추어 잘 성장한 것은 실로 양씨의 공이 컸다. 세종과 문종이 차례로 승하하고 을해년(1455)에 세조가 왕위에 올랐다. 세조가 혜빈에게 옥새를 바치라고 하였다.
"옥새는 나라의 중한 보물입니다. 선왕(세종)께서 세자와 세손이 아니면 전하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내가 죽으면 죽었지 옥새를 내놓을 수는 없습니다"
혜빈은 목숨을 걸고 옥새를 지키다가 피살되었다. 그 아들 영풍군은 이때 운검으로서 입시중이었는데 동시에 죽음을 당하고 한남군은 함양에 유배되었다가 금성대군과 함께 단종 복위를 모의하다가 피살되었다.
정조 15년(1791)에 혜빈에게 민정이라는 시호가 내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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