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자요록
제3장
흔들리는 세상
6. 권좌는 호색으로 물들고
관중의 계책
관중은 이야기를 끝냈다.
"선강은 구원받을 여지가 없다는 말씀입니까?"
관중의 이야기를 다 듣고 난 공자 규가 힘없이 물었다. 관중은 그저 묵묵히 앉아만 있었다. 그러자 포숙아가 나서서 물었다.
"자네는 마치 손바닥 들여다 보듯 위나라 사정을 훤히 아는데, 어찌 그렇게 알고 있는가?"
사실 공자 규도 묻고 싶었던 일이었다. 관중이 설명했다.
"지금 내 집에 자주 놀러오는 영모란 사내가 바로 위나라 공자 급자의 수행원이었소. 그는 급자가 죽자 신야 땅에서 도망쳐 우리 제나라로 왔소."
공자 규가 물었다.
"그 영모라는 분을 만나 뵐 수 없을까요?"
관중이 대답했다.
"그는 모든 옛 은원을 잊고 나와 함께 장사나 하면서 살아가고싶어 하오. 그러나 공자께서 말씀하시니 그에게 한번 의향을 물어 보지요."
공자 규는 더 이상 할 말이 없었다. 그렇다고 이대로 물러설 수도 없었다. 공자 규가 간절히 부탁했다.
"부디 공자 석과 선강을 재혼시키는 지혜를 빌려 주시오."
"남녀간의 일이란 규방 깊숙한 곳에서 은밀히 이루어지는 일이지 어찌 나라 사이의 일처럼 하려고 하시오. 하하하......."
관중은 한바탕 웃더니 낮은 목소리로 한가지 계책을 일러 주었다.
"고맙소이다. 공의 말을 들으니 눈앞이 환해집니다."
공자 규는 밝은 얼굴이 되어 관중에게 거듭 감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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