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 : 나면 죽고, 죽으면 태어난다 - 송지영 역
끝없는 운행 - 천도
천도의 운행은 막힘이 없으므로 그로 인해 만물이 생성한다. 제왕의 도는 운행에 막힘이 없으므로 그로 인해 천하가 돌아오는 것이다. 또한 성도는 운행에 막힘이 없기에 그로 인해 온 세계가 복종한다. 하늘에 밝고 성에 통하며, 제왕의 덕에 통달*한 자는 자연 그 자체이기에 고요하지 않을 수가 있다. 성인이 고요한 것은 그것이 좋아서 고요한 것이 아니다. 만물이 마음을 어지럽힐 수가 없으므로 고요한 것이다. 물이 고요하면 수염이나 눈썹까지 비추고, 그 평평함이 기준이 되므로 훌륭한 목수는 그것을 법으로 취한다. 물도 고요해야 밝은데, 하물며 정신과 성인의 마음이 고요할 때는 어떻겠는가? 천지의 거울이요, 만물의 거울인 것이다.
* 통달 : 원문은 육통사벽. 여기서 '육통'은 '상하와 동서남북으로 두루 통한다'는 말이고, '사벽'은 사방이 탁 트여 있는 것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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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도는 끝없이 운행하여 멈추는 일이 없다. 그러기에 만물이 생성하는 것이다. 제왕의 도 또한 끝없이 운행하여 멈추는 일이 없다. 그러기에 천하 사람들이 그에게 돌아간다. 성인의 도 역시 끝없이 운행하기에 천하가 그를 따르는 것이다. 만일 천도를 밝히고 성인의 도를 통하며, 제왕의 도를 통틀어 이해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자연 그 자체이기에 고요할 것이다. 성인이 고요한 것은 그것이 좋은 것이어서 고요해지는 것이 아니다. 어떤 것도 마음을 어지럽히지 못하기에 고요한 것이다. 물이 고요하면 수염이나 눈썹까지도 비춰주며, 그 평평함은 목수가 본뜰 만큼 수준기 구실을 하게 된다. 물이 고요해도 모든 것을 밝게 비춰줄 수 있는데, 나아가 영묘한 성인의 마음이 고요하다면 더 말할 나위가 있겠는가? 그야말로 천지의 거울이자 만물의 거울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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