江海所以能爲百谷王者, 以其善下之, 故能爲百谷王, 是以欲上民, 必以言下之, 欲先民, 必以身後之, 是以聖人處上而民不重, 處前而民不害, 是以天下樂推而不厭, 以其不爭, 故天下莫能與之爭.
강해소이능위백곡왕자, 이기선하지, 고능위백곡왕, 시이욕상민, 필이언하지, 욕선민, 필이신후지, 시이성인처상이민부중, 처전이민불해, 시이천하낙추이불염, 이기부쟁, 고천하막능여지쟁.
|
예순 여섯째 장
직역
강과 바다가 능히 백개의 계곡의 왕이 되는 바가 있는 것은, 그들의 아래를 좋아 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능히 백개의 계곡의 왕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까닭에 백성의 위에 서고자 바란다면 반드시 말로써 그들의 아래에 있을 것이오. 백성에 앞서고자 바란다면 반드시 그 몸을 그들의 뒤에 둘 것이다. 이런 까닭에 성인이 위에 있어도 백성이 무겁지 않고, 앞에 있어도 백성이 해롭지 않다. 이런 까닭에 하늘 아래가 즐겁게 밀면서도 싫어하지 않는다. 이렇게 함으로 그는 다투지 않으니, 그러므로 하늘 아래 능히 그와 더불어 다투지 않는다.
해석
바다가 큰 이유는 포용력이 있기 때문이다. 바다에는 온 갓 강에서 흘러드는 물이 모여든다. 바다는 국적을 가리지 않는다. 찬물 뜨거운 물을 가리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크게 되는 것이다. 인간사도 마찬가지 이다. 자신에게 조금 이롭다고 사귀고, 조금 감정을 상하게 했다고 떠나면 결국에 자신의 옆에는 아무도 남지 않게 된다. 바다는 강물이 싱겁다고 차별하지 않는다. 자신의 품에서 짜게 만든다. 강물은 자신의 개성을 잃어버린다. 그래도 강물은 바다로 몰려든다. 그것은 바다가 스스로 자신을 낮추기 때문이다.
남의 위에 서는 방법에는 여러가지가 있다. 힘과 권력, 돈으로 남의 위에 선다. 그러나 이런 자리는 항상 위협을 받는다. 언제 자신보다 더 강한 힘을 가진 사람이 나타나 자신을 꺼꾸러 뜨릴지 모른다. 그리고 자신이 꺼꾸러 지면 자신을 따르던 사람들은 그를 멸시하게 된다. 그러나 성인은 스스로 낮추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든다. 그렇기 때문에 편안한 마음으로 그를 추대한다. 그리고 그와 다투지 않는다. 왜냐햐면 그는 항상 자리에서 떠날 준비가 되어 있다. 다른 사람이 하고 싶어하면 자리를 비워준다. 자리가, 권위가 무엇인가. 부정부패를 하지 않는다면 그 보다 힘든 자리도 없다. 그는 항상 물러날 준비가 되어 있다. 그는 바다로 남는다. 강물이고자 하지 않는다.
|
66.
강과 바다가 능히 모든 골짜기의 제왕이 되는 것은 그것이 낮은 곳에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능히 모든 계곡의 제왕이 되는 것이다. 도를 체득한 성인이 백성의 위에 서고자 하면 반드시 그 말을 낮추며 백성의 아래에 있는다. 백성들의 앞에 있고자 하면 반드시 자신을 백성의 뒤에 있게 한다. 그러므로 성인이 위에 있어도 백성들은 부담감을 느끼지 않으며, 앞에 있어도 장애물이 된다고 생각치 않는다. 그러므로 이 세상 모든 백성들이 즐거이 떠받들고 싫어하지 않는 것이다. 그는 도무지 다툴 줄을 모른다. 그러므로 이 세상의 그 누구도 그와 다툴 수가 없는 것이다.
주
백곡왕자: 왕자는 이 세상의 모든 백서들이 의지하는 지배자이다. 강과 바다는 많은 계곡의 물줄기가 흘러들어 물의 제왕이 된 것이다. 왕자의 경우나 강과 바다의 경우나 모두 자신을 낮은 위치에 두었기 때문에 그것이 가능한 것이다. 선하지: 골짜기의 밑에 잘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지는 대명사 '그것'으로서 골짜기를 지칭하고 있음. 민부중: 백성들이 무거워 하지 않는다는 말임. 성인은 무위 무사와 겸허한 마음가짐으로 백성을 다스린다. 그러므로 백성들은 성인의 정치에 전혀 압박감이나 부담감을 느끼지 않는다는 뜻임. 낙추: 즐겁게 추대하다, 기꺼이 떠받들다. 이기부쟁: 도를 체득한 성인은 도무지 다툴 줄을 모른다는 뜻임.
해
강과 바다는 낮은 곳에 있기 때문에 모든 계곡의 물이 모여드는 장소이다. 그러므로 그것은 능히 그 크기를 이루게 된 것이다. 천하를 다스리는 위치에 있는 군주의 경우도 이와 마찬가지이다. 그는 언제나 겸허한 태도와 너그러운 아량으로 만백성의 복지를 위하여 노력하고, 자신의 사사로운 이익은 뒤로 미루면, 천하 만민의 마음이 그에게로 쏠리게 될 것이다. 대저 남의 위에 서고자 하면 우선 남의 아래에 처할 수 있는 겸허함과 남을 먼저 내세우는 아량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백성들의 마음이 곧 하늘의 마음이라 했다. 천하 만민이 떠받드는 이는 진정한 의미의 왕자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도량이 넓고 포용력이 있는 그는 도무지 이 세상의 그 누구와도 다툴 줄 모른다. 그렇게 처신하는 그에게는 적개심을 품고 맞서는 사람이 없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