治大國, 若烹小鮮, 爾莅天下, 其鬼不神, 非其鬼不神, 其神不傷人, 非其神不傷人, 聖人亦不傷人, 夫兩不相傷, 故德交歸焉.
치대국, 약팽소선, 이도리천하, 기귀불신, 비기귀불신, 기신불상인, 비기신불상인, 성인역불상인, 부양불상상, 고덕교귀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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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순째 장
직역
큰 나라 다스리기를 작은 생선 쌂는 것 같이하라. 도로써 하늘 아래에 임하면, 그 귀신들이 신령하지 않다. 그 귀신들이 신령하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라, 그 신령함이 사람을 해치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 신령함이 사람을 해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성인도 또한 사람을 해치지 않는다. 무른 양자는 서로 상하지 않으니 그러므로 덕이 서로에게 돌아가는 것이다.
해석
이 장도 개벽장이다. 작은 생선조리는 자꾸 손을 대면 안된다. 자꾸 손을 대면 먹을 것이 없다. 왜 냐하면 쪼개저 버리기 때문이다. 도의 길을 가는 사람은 귀신도 그를 상하게하지 못한다. 사람이 상하는 까닭은 남을 상하게 하기 때문이다. 남을 상하게 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먼저 상처를 입어야 한다. 왜 그런가 다른 사람을 이유없이 상하게 하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의 마음부터 모질게 먹어야 한다. 그럼 자신의 순박함이 사라진다. 그리고 다른 사람을 때리기 위해서는 자신의 주먹을 써야 한다. 에너지의 소비이다. 다른 사람을 비방하기 위해서는 함정을 파야하고 잔대가리를 수없이 굴려야한다. 스스로 몸을 혹사한다. 그래서 얻는 것이 무엇인가. 부귀공명인가. 그것이 중요한가 몸이 중요한가. 그렇기 때문에 남을 상하게 하는 사람은 자신의 상처를 감수해야 한다. 귀신이라고 해도 아무런 이유없이 사람을 상하게 하지 않는다. 도의 길을 가는 사람은 귀신 자신이 상처를 입어서까지라도 그를 상하게 할 이유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이 상하지 않는 것이다. 성스러운 사람도 사람을 다치게 하지 않는다. 그를 상하게 할 이유가 없다. 자신이 상해가면서 까지. 서로가 서로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다는 것은 곧 서로가 자신에게 상처를 내지 않는 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서로의 덕이 쌓아져 갈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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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큰 나라를 다스리는 것은 마치 작은 생선을 삶는 일과 같다. 무위자연의 도로써 이 세상을 다스리면 귀신도 자신의 신령한 힘을 나타내지 못한다. 귀신이 신령한 힘을 나타내지 못할 뿐만 아니라 그 힘으로 백성을 해치지도 못한다. 귀신이 백성을 해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성인도 또한 백성을 해치지 못한다. 대체로 양쪽 다 백성을 해치지 않기 때문에 그들은 덕을 합하여 다함께 도에 돌아가게 되는 것이다.
주
소선: 작은 물고기, 작은 생선을 말함. 큰 나라를 다스리는 것은 마치 작은 생선을 삶는 일과 같다는 말은 무위자연의 도로써 나라를 다스리는 것이 최상의 정치라는 뜻이다. 작은 생선을 조리할 때 자주 뒤적거리다 보면, 가루가 되어 먹어 볼 것이 없게 된다. 나라를 다스리는 것도 이와 마찬가지이다. 법령을 조령모개식으로 자주 바꾼다든가, 행정력을 명령, 간섭, 규제, 단속 일변도로 행사한다면 백성들은 마음의 안정을 얻지 못하고 생업에 열중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노자의 도처에는 기성 정치에 대한 비판과 환멸을 표현한 귀절이 많다. 그의 이와 같은 발언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그를 둘러싼 당시의 사회적, 정치적 상황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위정자의 탐욕과 착취, 계속되는 전쟁, 초근목피로 이어가는 백성들의 피폐한 생활상, 간섭과 규제 일변도의 행정력 등이 그의 독특한 정치철학의 산실이 된 셈이다. 이: 이와 통하여 군림하다, 다스리다의 뜻임. 신: 신령을 뜻함, 귀신의 불가사의한 힘. 성인: 본문에서는 천하의 지배자를 지칭하고 있음.
해
큰 나라를 다스리는 것은 작은 생선을 삶는 일과 같다. 이 말에는 노자의 정치철학이 잘 표현되어 있다. 위정자가 법령을 너무 완벽하게 정비한다든가, 간섭과 규제와 금지 위주의 행정력으로 백성의 생활에 압박을 사한다면, 그들은 불안한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된다. 더구나 위정자가 쓸모 없는 공명심에서 백성들을 노력동원등에 투입하게 한다면 하루하루를 어렵게 살아가는 그들에게 큰 부담이 될 것이다. 이에 반하여 위정자가 무사 무위의 도로써 백성들에게 임한다면 그들은 안심하고 생업에 종사하게 된다. 원래 백성들은 그들의 생존의 근거가 재난이나 착취 등으로 위협을 받게 되면 귀신의 힘등에 의존하여 살길을 찾고자 한다. 안정과 만족한 생활에서는 백성들은 귀신의 존재를 잊고 살아갈 수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귀신도 자신의 신령과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이다. 무위자연의 도는 보이지 않는 손으로 만물에 길러 주고 덮어 주고 감싸준다. 위대한 도에 의하여 다스려지는 세상에서는 귀신도 성인도 백성들에게 해악을 끼치지 못한다. 귀신도 성인도 백성들에게 해악을 끼칠 수 없게 되면, 그들은 덕을 합하여 위대한 도로 돌아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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