將欲取天下而爲之, 吾見其不得已. 天下神器, 不可爲也, 爲者敗之, 執者失之. 故物, 或行或隨, 或噓或吹, 或强或羸, 或挫或隳, 是以聖人去甚, 去奢, 去泰.
장욕취천하이위지, 오견기부득이. 천하신기, 불가위야, 위자패지, 집자실지. 고물, 혹행혹수, 혹허혹취, 혹강혹리, 혹좌혹휴, 시이성인거심, 거사, 거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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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 아홉째 장
직역
장차 천하를 얻으려고 욕망 하는 하는 자의 행동에서 나는 그것을 얻지 못한다는 것을 이미 본다. 천하는 신령스러운 그릇이다. 무엇을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무엇을 하려는 자는 패할 것이오, 잡으려는 자는 잃을 것이다. 그러므로 사물은 혹은 가고 혹은 따르는 것이다. 혹은 들여 마시고, 혹은 내뱉는다. 혹은 강하고 혹은 여리다. 혹은 꺾이고 혹은 무너진다. 이런 까닭에 성인은 극심한 것을 버리고, 사치로움을 버리고, 과분함을 버린다.
해석
천하를 장악한다는 것은 무슨 의미인가. 천하를 소유할 수가 있는가.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나 하겠다. 개미가 길을 가다가 평평한 탁자 위를 지나가게 되었다. 개미는 그 탁자의 넓고 평평함이 마음에 들었다. 그래서 그 탁자에 깃발을 꽂고 "이것은 내 땅이다."라고 선언했다. 어떻게 생각을 하는가. 웃기는가. 웃긴다면 이 책을 덮어라. 아직 그대는 이 책을 볼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천하를 소유한다는 것은 이와 같은 것이다.
천하는 인간의 것이 아니다. 천하는 그냥 천하다. 인간은 하늘 아래 기생해서 살아가는 존재일 뿐이다. 그대는 살구나무에 수많은 벌레가 그 나무에서 사는 것을 본적이 있는가. 그때 그 벌레를 어떻게 생각을 했는가. 우리는 그 벌레와 같은 존재이다. 인간에 대한 비하가 심하다고 생각하는가. 그대는 왜 살구나무에 사는 벌레를 싫어하는가. 싫어하지 않는다면 다음 장으로 바로 넘어가리 바란다. 살구나무에 사는 벌레는 그냥 살뿐이다. 그 자체에 아무런 잘못이 없다. 벌레는 살구나무가 죽을 정도로 착취하지 않는다. 만약 살구나무가 죽으면 그 자신도 죽는다는 것을 직관적으로 안다. 솔잎혹파리가 있다. 그것은 소나무를 죽인다. 자 소나무가 다 죽으면 솔잎혹파리는 살 수 있는가. 때가되면 자연스럽게 놔두면 솔잎혹파리를 잡아먹는 새가 그 수를 줄인다. 그러나 인간이 그 새를 죽였다. 그래서 소나무가 죽어 간다. 인간이 죽인 것은 새뿐만 아니다. 살구나무를 정복해야 될 대상으로 여기고 마구 파헤친다. 물관을 잘라 버리고 잎을 갈가먹는다. 살구나무는 점점말라간다. 이제 살구나무는 살아나지 못할 것 같다. 그리고 살구나무가 죽는 순간 그곳에 있던 벌레들도 죽는다. 인간이 죽어 가고 있는 것이다.
자연의 이치는 고정되어 있지 않다. 앞서가는 듯 하면서도 다시 보면 뒤 따라 온다. 들여 마시면서 동시에 내뿜는다. 그대 호흡을 본적이 있는가. 호흡을 멈추고 있어 보아라 어떻게 되는가. 죽는다. 호흡은 들어옴과 나감이다. 그것은 자연스러운 것이다. 자연은 이런 것이다. 천하를 장악하려는 것은 숨을 잔뜩 들여 마신 뒤에 이것은 내것이다라고 생각을 하고 멈추고 있는 것이다. 돌려주어라 그래야 다시 채울 수 있는 것이다. 천하를 끝까지 취하려는 자는 세상의 법칙에 따라서 끝내 천하를 취할 수 없다.
그러므로 성인은 극심하고, 사치하고, 과분한 것을 취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천지와 더불어 호흡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서로 주고받을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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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장차 천하를 차지하고자 인위적인 노력을 한다면 그것이 실패로 끝날 것을 나는 안다. 왜냐하면 천하는 불가사의하고 오묘한 그릇과 같아서 사람의 의도적인 작위로서 다룰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것을 의도적으로 다투려고 하는 자는 파괴할 것이며 인위적으로 장악하려는 자는 잃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천하의 만물은 어떤 것은 앞장서고 또 어떤 것은 남의 뒤를 추종하며, 어떤 것은 가늘게 숨을 쉬고, 어떤 것은 세게 내 뿜는다. 어떤 것은 굳세고 어떤 것은 나약하다. 어떤 것은 꺽이고 어떤 것은 떨어진다. 그런 까닭에 성인은 심한 것, 분수를 넘치는 것, 지나치게 큰 것은 버린다.
주
리: 나약한 것. 좌: 꺽이다, 절과 같음. 휴: 떨어지다, 즉 타와 같은 의미임. 사: 욕구 충족이 너무 지나치거나 바라는 것이 분수에 넘치는 것. 태: 지나치게 큰 것을 뜻함, 교만한 마음으로 풀이하는 학자도 있음.
해
천하 만물에는 어느 것이나 모두 무위자연의 법칙이 스며 있다. 이 무위자연의 법칙에는 예외나 차별이 있을 수 없다. 이것이 바로 도인 것이다. 사람이 자연의 도에 순응하지 않고 어떤 일을 무리하게 인위적인 작위에 의해 성취하고자 한다면 그는 아무 일도 이루지 못할 것이다. 더욱이 천하를 차지한다는 것은 천명과 인심이 그에게로 돌아가야만 가능한 일이다. 그것은 법가의 패도 주의는 물론이오, 유가의 덕치주의로서의 이룰 수 없는 일이다. 법가의 경우는 권모와 술수로서 인간 불신을 밑바탕으로 하여 권력 장악과 그것의 유지를 지상의 목표로 삼고 있는 것이다. 유가의 덕치주의의 경우도 무리한 인위적인 제도 행정이나 규제 등으로 무위자연의 다스림과는 거리가 먼 것이다. 도에 맞지 않는 일은 일시 성공할 수는 있겠지만 결국은 실패하고 만다. 그것은 자연의 질서에도, 인심과도 부합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노자는 이 장에서 모름지기 위정자는 겸허한 마음으로 백성을 사랑하며 무위자연의 도에 귀의할 때 비로소 백성의 으뜸이 될 수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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