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회 수 14,637 추천 수 17 댓글 0
황포(黃布) 마르던 날 - 이용한
산 그늘 깊은 이랑 옹골차게 여문 날을
정이 든 가난사를 바늘로 꿴 여울목엔
결 고운 저녁 햇살도 서늘하게 내리더니.
오르고 싶은만큼 낮춰 앉은 마음 가짐
겨울 산바람 휘듯 흰 바늘로 풀던 타래
공글려 막음한 끝으로 수문(水門) 하나 여실까
끝간데 짚어보며 耳順 밖에 물러 앉아
바랜 젊음 감쳐들면 골골이 백자빛 하늘
어머님 비워둔 가슴에 흰달 하나 띄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