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회 수 12,120 추천 수 14 댓글 0
겨울 마라도에서 - 한병윤
검은 바위 둘러진 한 소쿠리 우리의 흙
흔들어 넘치도록 넉넉하게 쌓였구나.
태풍이 바위를 흔들어도 끄떡없는 대장군(大將軍).
노루 털 색깔 같은 노오란 잔디밭
소금기 바닷바람 할퀴고 간 잎잎 아래
어금니 굳게 다물고 새 꿈꾸는 생명들.
한 해(年)동안 키 자라도 그 길이는 한 뼘 아래
촘촘히 매듭 묶어 질기게 뻗은 뿌리
마라도 바위섬 위에 푸른 꿈을 심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