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회 수 13,369 추천 수 11 댓글 0
규봉암에서 쓰는 편지 - 서연정
밤에도 멈출 것 같지 않은 사람의 행렬이다
이른 꽃처럼 피어 있는 산등성이 잔설 속을
가 닿고 싶은 데 있어 나부끼는 타르쵸들
만복을 발원하던 아귀의 몸 잠시 접고
바람이 큰소리로 읽어 주기를 바란다
정결한 기도문 한 장 창공 멀리 흩날리며
문 밖에 서로를 두고 흘겨보는 눈초리
감당도 발설도 어려워 벅찬 것들
몸살로 시작되면서 붉은 열꽃 터진다
팬이 흔들리면 몇 번이고 다시 쓴다
찬물에 손 씻고 더 공손한 가슴으로
해 종일 꿈을 박음질하는
타르쵸* 재봉사처럼
*타르쵸 : 경전을 적은 티벳의 오색 깃발. 파란색은 하늘, 노란색은 땅,
빨간색은 불, 흰색은 구름, 초록색은 바다를 상징. 우주의 5
원소인 바, 모든 생명의 근원과 신성을 상징한다.
번호 | 제목 | 글쓴이 |
---|---|---|
공지 | 우리시 시조의 이해 | 바람의종 |
1044 | 가을 - 신현필 | 바람의종 |
1043 | 선택 - 신현필 | 바람의종 |
1042 | 인생 - J에게 / 신현필 | 바람의종 |
1041 | '물때회'에 부쳐 - 신현필 | 바람의종 |
1040 | 평상심 - 신현필 | 바람의종 |
1039 | 반추 - 신현필 | 바람의종 |
1038 | 그대에게 - 김영덕 | 바람의종 |
1037 | 표상 - 김영덕 | 바람의종 |
1036 | 아버지 - 김영덕 | 바람의종 |
1035 | 길 - 김영덕 | 바람의종 |
1034 | 가끔은 산에 올라 - 김영덕 | 바람의종 |
1033 | 일상의 노래 - 김영덕 | 바람의종 |
1032 | 담백한 날을 위하여 - 김영덕 | 바람의종 |
1031 | 끝은 시작이어라 - 김영덕 | 바람의종 |
1030 | 불이문 - 김영덕 | 바람의종 |
1029 | 나무거울 - 김영덕 | 바람의종 |
1028 | 겨울편지 - 김민정 | 바람의종 |
1027 | 에밀레보다 푸른 사랑 - 김민정 | 바람의종 |
1026 | 가을편지 - 김민정 | 바람의종 |
1025 | 슬픔처럼 비가 내리고 - 김민정 | 바람의종 |
1024 | 한 잔의 인생 - 김민정 | 바람의종 |
1023 | 마음 한 장 - 김민정 | 바람의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