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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 - 윤병길
언젠가 내 앞에 보아란듯이 우뚝 선 놈
저것은 오늘을 사는 생명의 원류(源流)인양
땅에서 솟아났는가, 하늘에서 떨어졌는가
없다가 다시 보면 새롭게 솟구치는
푸우런 생명들의 질긴 노래 살아있어
어디를 둘러보아도 요동치는 숨소리
땅인가 하늘인가 우리 앞에 힘찬 숨결
어느새 한 봉분(封墳)을 에워 쌓고 버티는데
아, 잔디 등을 딛고서 일어서는 저 생명을,
밟아도 슬퍼하지 않고, 뽑아도 사라지지 않는
이름을 알 수 없는 잡풀들의 살과 뼈를
얼마를 오래 바라보며 싸워야만 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