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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여, 잘 가라 - 유재건
일 보에 일배처럼 한 발 앞도 저린 날들
비 내리고 바람 불고 때론 햇살 분분하고
미로의 그 길이지만 두려움 반 흥분 반
반성 뒤에 밝아오는 지혜 하나 솎아내고
같은 날 같은 모습 두 번은 아니오는
지난한 일상이라도 돌아보면 별이 되는
하루의 문을 닫고 헤적이 채색하면
화톳불의 저 불씨들 게 눈처럼 슴벅이는
잘 가라 나의 밤이여 아침의 밑불 되어
미지의 보따리를 내일 또 풀기 위해
노곤한 근육들을 안마하는 강한 추론
뜨거운 함성을 위해 가슴의 말을 재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