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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3 - 엄미경
하늘은 순면으로 이마까지 내린 생애
새참을 같이 먹던 시계는 집어넣자
감자 싹 아리게 돋아 꽃 핀 만큼 알도 굵다
화염방사기로 내질러진 뙤약볕 고추밭엔
열 받은 흙 속에서 단검을 내민 손들
산비탈 뼈가 휘어도 이 정도쯤 다시 선다
한 집 두 집 둘러보면 온순하게 맺는 인연
사람인지 나무인지 분간 못할 깊은 골짝
어두움 재는 털리고 천지별만 금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