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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러진 풀 읽어보기 - 조성국
천둥보다 앞서 오는 미쳐버린 바람 새로
얼어버린 발등 위로 허리 꺾인 풀이어라
소망을
빼앗긴 하늘
해를 훔쳐보는 거다.
새벽달 품에 안고 피를 돌린 여명 앞에
옥구슬 목에 걸고 훈장이라 의젓해라
밟히면
머리 틀고 일어서는
풀이어서 좋아라.
짓밟고 간 발을 안고 자화상을 돌아보고
해와 달 돌고 돌면 절로 잇는 맥을 본다
숨죽인 네 핏줄 속에
타오르는 혼 불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