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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두나무는 - 장순하
무료하다 하다못해 던져 본 돌팔매가
바다란 바다에서 잔물결로 갔다 오고
칠성단 정화수에 달빛을 쪼개고.
어느 날 이름 성도 모를 씨알 하나
헐었다 쌓았다 무심한 흙장난이
한그루 앵두나무들 여기 서게 한 것이다.
꽃철이면 꽃잎 따라 구름으로 피다가
여름이면 열음 따라 보람으로 익다가
착하디 착한 것들을 둘러 보아 살다가.
칭얼대는 꿀벌레 나비떼 다 먹이고
발돋음 개구장이 다 맡겨 먹이고
말 마디 고운 이들을 다 불러 먹이고.
개구장이 도령되어 그 아래서 읊조릴 때
말 고운 이의 처자 그 곁에 볼 붉힐 때
아이는 씨알 하나 주워 또 하루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