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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눈 내리는 풍경 - 김산강
온 누리에 나비떼가 나풀대는 두메산골
얼어붙은 고된 삶을 도닥거려 보듬는가
삽살개 반기는 동구녘 춘몽은 막 알을 깨고
찬 하늘이 내려앉아 쉬 합방한 산마루에
꽃눈보라 자욱하니 지척길이 만리던가
설해목 입춘턱 넘어 꺾여 오는 득도소리
골골 첩첩 늦눈길에 덤터기로 쌓이는 정
주막마다 빗장인데 왠 낯설은 길손인가
어딘가 휴대폰 호출은 시장기에 젖어들고
하얗게 죄 덮은 품이 언 몸도 녹일 터에
푹한 기운 감싸도니 예 벌써 봄내련가
살바람 옷깃 사이로 안겨오는 보리내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