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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건너 콩밭 - 김용택
오늘도
학교 갔다 와서
아기 업고 강 건너 밭에
아기 젖 주러 갑니다.
밭에 가면
어머니는
콩밭이 훤하게
지심을 매다가
내가
엄마! 하고 부르면
아이고 내 새끼
아이고 내 새끼
배가 을매나 고팠을까 하며
수건 벗어 먼지 털고
밭 가로 나와
아기 젖을 줍니다.
울던 아기가 울음을 뚝 그치면
매미 소리 물소리가 들립니다.
아기는 두 손으로
엄마 손을 움켜쥐고
젖을 먹으며
까만 눈으로
엄마 눈을 바라봅니다.
아가 눈엔 엄마가
엄마 눈엔 아기가 들어 있고
푸른 산 뭉게구름이 보입니다.
젖을 다 먹이고
아기 업고 돌아오면
아기는 내 머리를 잡아당기고
길가에 풀잎을 뜯기도 합니다.
나는 풀꽃을 꺾어
아기 손에 쥐어 줍니다.
집에 와서
아기를 내려놓고
강 건너 콩밭은 보면
콩들이 엄마 뒤를 따라
올망졸망 자라고
내가 집에 다 갔나 못 갔나
고개 들고
우리 집 보며
또 자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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